노원 부구청장이 150억 마포 재산 찾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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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12-27 00:00
입력 2012-12-27 00:00
김영호 노원구 부구청장은 요즘 부쩍 체계적인 기록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실감하고 있다. 전임 근무지에서 옛 문서를 뒤져 150억원 상당의 구 소유 재산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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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노원구 부구청장
김영호 노원구 부구청장
2008년 2월 마포구 부구청장으로 부임한 그는 업무보고 과정에서 옛 청사부지 3588평 가운데 648평이 학교법인 한양학원 소유라는 말을 들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유지에 청사를 지었을 리 없다고 본 그는 즉시 옛 청사 건립 당시 서류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건립한 지 30년도 넘은 터라 관련 자료를 찾을 수가 없었다. 전담팀을 꾸렸다. 청도문서고로 보냈지만 역시 자료 확보에 실패했다. 김 부구청장은 직접 당시 일했던 공무원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한 퇴직공무원한테서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문제의 부지는 한양학원이 구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던 땅이었다. 김 부구청장은 2009년에는 청도문서고와 서울시 도시계획과 서고에서 관련자료도 발견했다. 결정적으로 한양학원이 마포구에 제안했던 1977년 5월 5일 자 공문을 찾아냈다. 제안서에는 성미산에 위치한 한양학원 소유 임야 6000평을 개간해 절반은 청사 부지로 공여하고 나머지는 수익사업으로 활용하게 해 달라는 청원서였다. 결국 기부채납 당시 업무 착오로 소유권을 제대로 이전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다.

한양학원은 소유권을 정식 이전해 달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년을 끈 소송 끝에 사법부는 구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동안 마포구에서 노원구로 자리를 옮겼으면서도 김 부구청장은 판결 소식에 누구보다 기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특히 150억원에 이르는 국민의 재산을 지켜낸 공무원들의 노력을 구민들이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부구청장은 “개인적으로는 32년 공직생활의 대미를 장식하는 보람이지만 행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두고 두고 곱씹어 봐야 할 게 많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문서보관소가 서울에 있다거나, 문서목록만이라도 전자파일로 정리가 돼 있었다면 애초에 이렇게까지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건립계획을 발표한 서울기록원이 체계적인 기록관리를 위한 중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12-12-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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