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수막서 사라진 ‘예비후보’
김학준 기자
수정 2015-12-30 22:56
입력 2015-12-30 22:44
콩알만 하게 표기하는 등 잔꾀 난무… 지역 의원 모르는 주민들 현혹 우려
다가오는 20대 총선에 나선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 ‘예비’ 이미지를 희석시키고자 각종 ‘잔꾀’를 동원하고 있다.
반면 ‘000 국회의원’이라는 글씨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커 주민들에게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현행 선거법에는 홍보물 글씨 크기나 배치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자기 지역 국회의원이 누군지 잘 모르는 주민들은 현혹될 수밖에 없다.
특히 연수구는 입주가 한창인 송도국제도시가 신도시 성격이 강해 지역 국회의원 이름을 모르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예비후보를 국회의원으로 착각하는 등 사실 관계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모(55·여·송도2동)씨는 “현수막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지만, 가까이서 봐도 ‘예비후보’ 글자는 콩알만 해 분간이 쉽지 않다”면서 “벌써 얄팍한 수법을 일삼는 사람들이 당선되면 어떻게 행동할지 눈에 선하다”고 비판했다.
또 어떤 후보들은 배색을 교묘히 이용해 ‘예비후보’라는 글씨가 잘 안 보이게 하는 수법도 쓴다. 일례로 짙은 청색 바탕의 현수막에 옅은 청색으로 ‘예비후보’라고 적어 분간이 쉽지 않다. 해당 문구를 전체 구도와 상관없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배치하는 것도 흔한 수법이다.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선거 홍보물 글씨 크기와 배치에 관한 규정이 없어서 단속할 방법이 없다”고 고충을 밝혔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는 연수구청장 예비후보 3명 가운데 2명이 현수막에 아예 ‘예비후보’라는 문구를 생략한 채 자신을 ‘연수구청장’이라고 표기해 선관위로부터 철거 명령을 받기도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5-12-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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