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호준 경기도의원, 교육부 혐오·차별 가이드북 성소수자 삭제에 유감... “혐오를 외면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수정 2026-09-02 18:20
입력 2026-09-02 18:20
세줄 요약
- 교육부 가이드북서 성소수자 내용 삭제 논란
- 유호준 의원, 혐오 외면은 반교육적 결정 비판
- 학생인권 보호 위한 실효적 지침 재검토 촉구
경기도의회 유호준 의원(더불어민주당, 남양주 다산1동)은 교육부의 「혐오·차별 표현 예방 및 대응 가이드북」 최종본에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등 성소수자 관련 기술이 배제된 것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 이미 존재하는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을 외면하는 반교육적 결정”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가이드북은 배재고 야구부의 5·18민주화운동 왜곡·조롱 응원 사태를 계기로 교내 차별적 언행을 근절하고 체계적인 대응 체계를 세우기 위해 기획됐다. 당초 서울시교육청이 작성한 초안에는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자행되는 혐오의 개념 정의를 비롯해 실제 피해 사례, 학교 차원의 대처 지침 등이 명시돼 있었으나 교육부의 최종 검토 단계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호준 의원은 “혐오와 차별을 예방하겠다는 가이드북에서 대표적인 혐오·차별의 표적이 돼 온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와 피해를 지운 것은, 가이드북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평등과 포용, 연대의 가치를 배워야 할 공간이지, 혐오를 침묵으로 덮는 공간이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학내 혐오 노출 실태를 보여주는 통계도 함께 제시됐다. 청소년 성소수자 지원센터 ‘띵동’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58명 중 절반에 가까운 76명이 교사로부터, 대다수인 151명이 동료 학생에게서 혐오 표현을 접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들 중 129명은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채 홀로 인내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유 의원은 “이 수치는 성소수자 학생이 학교 안에서도 혐오와 차별, 고립의 위험에 놓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교육부가 ‘반대 민원’의 부담을 이유로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면, 이는 피해 학생 보호보다 혐오에 반대하는 민원을 우선한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자문 전문가들의 집단 사퇴 정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유 의원은 검토에 참여한 전문위원 7명 중 6명이 교육부의 성소수자 조항 배제 조치에 항의하며 물러났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현장 전문가들이 지침의 실효성 훼손을 우려했음에도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면, 교육부는 이 가이드북이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 분명히 답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유 의원은 경기 지역의 교육 자치 역사와 학생인권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2010년 제정된 「경기도 학생인권 조례」와 함께 학교를 다닌 세대”라며 “경기교육은 학생인권 조례 제정 당시부터 성적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 왔다”고 역설했다.
이어 “이는 특정 학생에게 특혜를 주자는 주장이 아니라, 어떤 학생도 자신의 정체성을 이유로 모욕과 배제, 폭력에 노출돼서는 안 된다는 최소한의 교육 원칙”이라며 “제11대 경기도의회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학생인권 조례 폐지 시도에 맞서 학생인권의 후퇴를 막고자 노력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유호준 의원은 “성소수자 학생의 존재를 지우는 방식으로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를 겪는 학생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일”이라며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포함한 모든 혐오·차별 표현에 대해 학교가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한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가이드북 배포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경기도의회 역시 경기교육에서 어떠한 학생도 자신의 존재를 이유로 배제되거나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학생인권과 차별금지의 원칙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양승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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