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보다 낫다”…살 5배 더 잘 빠진다는 ‘이것’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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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연 기자
수정 2025-06-19 07:54
입력 2025-06-1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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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비만 관련 이미지. 픽사베이


최근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 등과 같은 비만 치료제보다 ‘위소매절제술’(sleeve gastrectomy)과 ‘위 우회술’(gastric bypass) 같은 비만 수술의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 에이버리 브라운 박사팀은 지난 1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대사비만수술학회(ASMBS) 연례 학술대회에서 비만 수술과 2세대·차세대 비만 치료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 효과를 직접 비교한 연구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브라운 박사는 “이는 임상시험에서 15~21%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GLP-1 작용제가 실제 환경에서는 효과가 훨씬 낮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GLP-1 작용제 복용 환자들은 기대치를 조정하거나 목표 달성을 위해 비만 수술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의 비만 및 중증 비만 유병률은 각각 40.3% 및 9.4%에 달한다. 비만과 중증 비만은 면역체계 약화와 손상, 만성 염증 유발 등으로 심혈관 질환, 뇌졸중, 제2형 당뇨병, 암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8~2024년 비만 치료를 위해 위소매절제술이나 위 우회술 수술을 받은 환자와 2세대·차세대 GLP-1 작용제인 세마클루티드(위고비)와 티르제파티드(젭바운드) 주 1회 주사 투여 처방을 받은 환자의 체중 변화를 최대 2년간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체질량지수(BMI)가 최소 35㎏/㎡ 이상인 초고도비만으로 수술 또는 GLP-1 작용제 처방을 받은 5만 108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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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비만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그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2년 후 평균 26.3㎏이 줄어 체중 감량률이 25%를 기록한 반면, GLP-1 작용제를 최소 6개월 이상 투여한 환자들은 평균 5.4㎏이 감소해 체중 감량률이 4.7%에 그쳤다.

GLP-1 작용제를 1년 내내 지속해서 투여한 환자들은 체중이 더 많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총 체중 감량률은 7%로 비만 수술 환자들보다는 훨씬 낮았다.

공동연구자인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커런 차브라 교수는 “앞으로 연구에서는 비만 치료에서 GLP-1 치료제의 효과를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을지, 또 어떤 환자가 비만 수술이 더 적합하고 어떤 환자가 GLP-1 작용제가 더 적합할지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앤 로저스 ASMBS 회장은 “이 연구는 두 환자 그룹 모두 체중이 줄었지만 대사·비만 수술이 더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GLP-1 작용제 효과가 충분치 않거나 부작용이나 비용 때문에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자들은 비만 수술을 치료 옵션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살 빼는 기적의 다이어트약?…“부작용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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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관련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관련 안내판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주사제형 비만치료제로 지난해 국내에 출시됐다. BMI 30 이상의 비만환자 또는 이상혈당증, 고혈압 등 체중 관련 동반질환이 있는 BMI 27~30 과체중 환자 등이 투여 대상이다.

다만 위고비가 ‘기적의 다이어트약’으로 불리면서 많은 사람에게 인기를 끌자 일각에선 부작용 우려도 나왔다.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은 위고비로 지난 4월 10㎏가량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에 빠니보틀은 부작용을 언급하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근래 들어 제 주변 지인분들 중에서 위고비를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 무기력증, 구토감, 우울증 등이 있다고 한다”며 “저도 속 울렁거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 약에 대한 처방은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에게 자세히 상담받고 진행하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사람에 따라 체질이 달라 부작용도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통, 구토, 설사, 변비, 담석증, 모발 손실, 급성췌장염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식약처는 “해당 비만치료제는 의사의 처방 후 약사의 조제·복약지도에 따라 사용해야 하는 의약품”이라며 “약국개설자가 아니면 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용자가 이 비만치료제를 처방받지 않고 온라인 등에서 개인 간 판매, 유통하거나 구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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