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고 뒤엉킨 男女 수십명, 몸엔 핏자국?… 광란의 스페인 축제 앞두고 무슨 일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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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수정 2025-07-07 13:51
입력 2025-07-07 13:44
‘황소 달리기’로 유명한 ‘산 페르민’ 축제 개막
팜플로나 시청광장 폭죽 시작으로 9일간 열려
첫날부터 붉은 수건 든 참가자들 수만명 모여
공식 조직 “자유로운 팔레스타인” 구호 눈길
동물권 운동가들, 올해도 투우 반대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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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5.7.5 AFP 연합뉴스
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5.7.5 AFP 연합뉴스


도시 옛 골목을 질주하는 소들을 피해 사람들이 도망치는 아찔한 장면으로 유명한 스페인 3대 축제 중 하나인 ‘산 페르민’이 9일간 이어질 축제의 막을 6일(현지시간) 올렸다고 유로뉴스가 전했다. 축제에 앞서 남녀 수십명이 나체로 모여 올해도 어김없이 엔시에로(황소 달리기)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중앙광장에는 수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모여 축제 개시를 축하했다.

축제의 20세기 초부터 이어져 온 전통 ‘추피나소’(폭죽 발포)로 공식적인 시작을 알렸다. 특히 올해는 추피나소 전 “자유로운 팔레스타인 만세”라는 구호가 울려 퍼진 것이 눈길을 끌었다. 추피나소를 맡은 조직이 대량 학살에 맞서는 취지로 상징적인 전통을 팔레스타인 문제에 바치기로 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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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서 열린 ‘추피나소’ 행사에 모인 사람들이 한 참가자를 공중으로 던지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서 열린 ‘추피나소’ 행사에 모인 사람들이 한 참가자를 공중으로 던지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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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서 열린 ‘추피나소’ 행사에 운집한 군중이 저마다 붉은 수건을 손에 들고 흔들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서 열린 ‘추피나소’ 행사에 운집한 군중이 저마다 붉은 수건을 손에 들고 흔들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호세바 아시론 팜플로나 시장은 “팜플로나 1년 중 가장 달콤한 시기에도 지구촌 다른 곳에서 대량 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로뉴스는 팜플로나 시청광장에만 1만 4000명 이상이 모였으며, 팜플로나 거리 곳곳에서 2만 5000명 이상이 축제 첫날 행사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새하얀 상하의에 붉은 띠를 두른 차림으로 전통을 계승했다. 추피나소 직후 저마다 손에 든 붉은 수건이 파도처럼 일렁이는 장관이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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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9일간 펼쳐질 ‘산 페르민’ 축제가 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축제 참가자들이 발코니에서 뿌려진 물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5.7.6 AP 연합뉴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9일간 펼쳐질 ‘산 페르민’ 축제가 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축제 참가자들이 발코니에서 뿌려진 물을 맞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2025.7.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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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 모인 수천명 이상의 사람들 가운데로 팔레스타인 국기가 펼쳐져 있다. 올해의 축제 시작을 알리는 추피나소(폭죽 발포) 행사는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기원하는 취지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2025.7.6 EPA 연합뉴스
‘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에 모인 수천명 이상의 사람들 가운데로 팔레스타인 국기가 펼쳐져 있다. 올해의 축제 시작을 알리는 추피나소(폭죽 발포) 행사는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기원하는 취지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2025.7.6 EPA 연합뉴스


현지 경찰은 행사 참석자들의 질서 있는 이동과 안전을 위해 오전부터 주요 지점에 경찰 약 1000명을 배치했다. 이들은 유리병이나 우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한 사람이 없는지 등을 확인했다.

축제 분위기로 물든 도시에선 14개 전통 무용단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저녁에는 투우 경기도 열렸으며, 산 로렌초 교회 예배당에서는 엄숙한 저녁기도와 나바라 교향악단의 공연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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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9일간 펼쳐질 ‘산 페르민’ 축제가 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축제 참가자들이 몸에 와인을 뿌리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에서 9일간 펼쳐질 ‘산 페르민’ 축제가 6일(현지시간) 개막한 가운데 축제 참가자들이 몸에 와인을 뿌리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5.7.6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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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 건물의 발코니에서 사람들이 ‘추피나소’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5.7.6 로이터 연합뉴스
‘산 페르민’ 축제 첫날인 6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시청 광장 건물의 발코니에서 사람들이 ‘추피나소’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25.7.6 로이터 연합뉴스


축제가 열리는 9일간 이 지역 호텔 객실 예약률은 8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팜플로나가 축제 분위기로 고조되던 한편에서는 엔시에로와 투우 경기를 비판하는 동물권 운동가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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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5.7.5 UPI 연합뉴스
가짜 피를 몸에 칠한 나체의 동물권 활동가들이 스페인 북부 도시 팜플로나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 전날인 5일(현지시간) 소몰이와 투우 경기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2025.7.5 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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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페르민’ 축제 시작 전날인 5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투우장에서 젊은 투우사가 투우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7.5 UPI 연합뉴스
‘산 페르민’ 축제 시작 전날인 5일(현지시간) 스페인 북부 팜플로나 투우장에서 젊은 투우사가 투우 경기를 펼치고 있다. 2025.7.5 UPI 연합뉴스


국제 동물권 단체인 페타와 이나마나투랄리스 소속 활동가 수십명은 산 페르민 시작을 하루 앞둔 지난 5일 나체로 한데 모여 죽어가는 소들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머리에는 소뿔 모양 장식을 달고 온몸에 피를 흘리는 듯한 붉은 물감을 칠한 채 인간의 쾌락을 위해 희생당하는 소를 기렸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엔시에로는 7일부터 시작된다. 수천명의 사람들이 전통을 따라 구불구불한 골목 자갈길을 달리는 황소 6마리를 피하기 위해 전력 질주하며 짜릿한 축제를 즐길 예정이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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