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잔혹하게 집단폭행 당했는데…솜방망이 처벌에 거리로 나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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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선 기자
조희선 기자
수정 2025-08-06 17:10
입력 2025-08-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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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4세 소녀가 또래 소녀들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중국에서 14세 소녀가 또래 소녀들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다.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중국에서 10대 소녀들이 또래 소녀를 집단폭행한 사건이 대중의 분노를 촉발하면서 이례적인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5일(현지시간) BBC,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쓰촨성 장유시에서 라이 성씨를 가진 14세 소녀가 또래 청소년 3명에게 폭행당한 사건이 지난달 발생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가해자들은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리는 등 잔혹하게 폭행하고 폭언했다. 영상은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촬영해 온라인에 올렸다.

영상에서 피해자가 자신의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할 것이라고 하자 가해자들은 “두렵지 않다”, “경찰서에 10번 넘게 갔지만 20분도 안 돼서 풀려났다”는 등의 말도 했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대중의 분노가 폭발했다. 특히 장유시 공안당국이 지난 4일 피해자는 경미한 상처를 입었다면서 연루된 가해자들이 교정 학교로 보내졌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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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14세 소녀가 또래 소녀들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자 이에 분노해 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경찰이 제압하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중국에서 14세 소녀가 또래 소녀들에게 집단폭행 당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다(왼쪽). 오른쪽 사진은 가해자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자 이에 분노해 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경찰이 제압하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시민들은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을 비판하며 공안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 4일 1000여명이 장유시 시청 인근에 집결했다고 BBC는 전했다.

AFP는 중국에서는 시위가 사회 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여겨져 신속히 진압되기 때문에 이러한 시위는 매우 드물다고 보도했다.

한 목격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곤봉 등을 사용해 군중을 진압한 후 상황이 유혈 사태로 치달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들은 정의를 원했을 뿐이다.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지난 5일 웨이보에서는 ‘장유시’가 인기 검색어 2위에 올랐으나 이후 관련 해시태그와 게시물이 검열돼 삭제됐다. 장유시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2명을 처벌했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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