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빌런’ 된 저커버그, 1500억 들여 마을 통째로 바꿨다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08-11 16:37
입력 2025-08-11 16:37
│프리실라 동상·사립학교·지하 벙커까지…팰로앨토 ‘왕국 프로젝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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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부인 프리실라 챈이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 의사당 ‘스타추어리 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 부인 프리실라 챈이 2025년 1월 2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미 의사당 ‘스타추어리 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부유층 주거지 ‘크레센트파크’를 사실상 사유지처럼 꾸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14년 전 이 지역으로 이사 온 뒤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 주변의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해 현재까지 총 11채를 확보했다. 매입가는 1억1000만 달러(약 1528억 원)에 달하며 일부 주택은 시세의 두세 배인 1450만 달러(약 201억 원)를 제시해 변호사·의사·스탠퍼드대 교수 등 기존 거주자들이 집을 팔고 떠나게 했다.

정원·동상·피클볼 코트…“왕국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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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가 부인 프리실라 챈의 대형 조각상을 의뢰해 설치한 모습.  출처=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마크 저커버그가 부인 프리실라 챈의 대형 조각상을 의뢰해 설치한 모습. 출처=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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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의 팰로앨토 자택 뒤뜰 전경. 깔끔하게 손질된 정원과 수영장이 눈에 띈다. 출처=아키텍처럴다이제스트
마크 저커버그의 팰로앨토 자택 뒤뜰 전경. 깔끔하게 손질된 정원과 수영장이 눈에 띈다. 출처=아키텍처럴다이제스트


저커버그는 자신의 주택과 이웃한 주택 4채 중 3채를 철거하고 대형 중앙정원과 손님용 별채, 분수, 피클볼 코트, 와인 저장고를 갖춘 사유 단지를 조성했다. 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에는 부인 프리실라 챈의 키 2m 동상이 세워졌다. 주택 지하에는 약 650㎡ 규모의 대형 공간이 마련돼 주민들 사이에서 ‘벙커’ 또는 ‘배트케이브’(배트맨 비밀 본부)로 불린다.

한 건물은 저커버그 자녀와 지인 자녀를 위한 사립학교로 쓰이고 있지만, 이는 시 조례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8년 공사·출입 통제·차량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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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에서 본 마크 저커버그 소유 팰로앨토 주택 5채의 항공뷰. 세금 기록에 따르면 이들 주택의 총 평가 가치는 3620만 달러(약 502억원)를 넘는다. 출처=구글맵
구글 지도에서 본 마크 저커버그 소유 팰로앨토 주택 5채의 항공뷰. 세금 기록에 따르면 이들 주택의 총 평가 가치는 3620만 달러(약 502억원)를 넘는다. 출처=구글맵


저커버그는 2016년 시로부터 주택 철거와 지하 확장 계획 승인을 받지 못하자 ‘3채 미만 공사에는 승인 불필요’라는 조례 허점을 이용해 공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은 8년간 이어졌고, 주민들은 공사 소음·진입로 통제·건설 장비 방치 등으로 불편을 겪었다. 일부 주민 차량이 훼손되거나 인부들이 무단 주차·식사하는 일도 있었다.

파티 소음·감시 논란저커버그 부부가 여는 각종 파티 때면 인근 도로가 손님 차량으로 마비되고 밤늦게까지 음악 소음이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경찰은 소음 신고에 사실상 대응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행사 경호를 지원했다는 주장도 있다.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저커버그 측은 와인·초콜릿·소음 차단 헤드폰을 보내는 ‘달래기 전략’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주택에는 이웃 정원을 향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마찰을 빚었으며 경호팀이 주민 차량을 촬영하거나 검문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저커버그 측은 “메타 CEO로서 상당한 위협에 노출돼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하다”며 “이웃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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