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산업 엉망…한국이 구할 수도” CNN 집중조명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5-10-21 17:33
입력 2025-10-21 17:33

트럼프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한화오션·HD현대, 美 해군 개혁 파트너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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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CNN은 “한국 조선소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CNN은 “한국 조선소가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품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미국 해군 조선 프로그램이 혼란에 빠졌다는 평가 속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CNN 방송은 21일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미국 조선산업을 되살릴 수 있는 잠재적 파트너”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조선강국 韓의 기술, 미국 재건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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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기자가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현장에서 선박 선수부를 소개하고 있다. CNN은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이 직면한 조선 위기를 극복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 뉴스룸 캡처
CNN 기자가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현장에서 선박 선수부를 소개하고 있다. CNN은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이 직면한 조선 위기를 극복할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 뉴스룸 캡처


CNN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만들겠다고 선언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 비전을 실현할 현실적 협력국으로 한국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월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상선 건조를 해외에 맡기며 조선산업을 스스로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한국과 함께 그 기술을 되찾을 때”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조선산업 협력안을 처음 제안했고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제조·국방 회복의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韓 조선소는 제때, 예산 내에서 만든다”…美 해군과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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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신형 호위함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CNN은 “한국 조선소가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 해군이 직면한 조선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거제 한화오션 조선소에서 신형 호위함이 건조되고 있는 모습. CNN은 “한국 조선소가 효율성과 속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며, 미 해군이 직면한 조선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CNN 취재진은 울산 HD현대중공업과 거제 한화오션을 직접 방문해 “한국 조선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군함을 정시에 예산 내에서 완성한다”고 평가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한국 해군의 신형 호위함 4척을 건조 중이다. 이를 위해 새로 지은 전용 건물은 착공 14개월 만에 완공됐다. 새 호위함은 길이 122m, 배수량 3100톤으로 대공미사일 수직발사체계(VLS)와 대함미사일, 대잠어뢰를 모두 운용한다.

반면 미 해군의 컨스텔레이션급 호위함 사업은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이 함급은 이탈리아·프랑스 해군의 프렘(FREMM)급 설계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신형 유도탄 호위함이다. 존 펠런 미 해군장관은 하원 청문회에서 “모든 조선 프로그램이 엉망이며, 가장 ‘괜찮은’ 사업조차 6개월 늦고 예산을 57% 초과했다”고 증언했다.

CNN은 “한국 조선소는 제때 함정을 완성하는 반면, 미국은 설계 변경과 행정 절차로 발목이 잡혀 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조선업이 보여주는 일정 관리 능력은 미국 해군이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숙련된 인력과 유연한 생산체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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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배경으로 현장 리포트를 전하는 CNN 기자. 방송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기술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산업의 재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배경으로 현장 리포트를 전하는 CNN 기자. 방송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기술력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미국 조선산업의 재건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CNN 뉴스룸 캡처


CNN은 “한국 조선소의 경쟁력은 숙련된 인력과 상선·군함 병행 생산체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 HD현대중공업 상무는 “근로자 3만2000명의 평균 근속 연수는 16년”이라며 “이런 경험이 곧 회사의 힘”이라고 말했다.

살 메르코글리아노 미 캠벨대 교수는 “한국 조선소는 상선과 군함을 병행 건조해 숙련공을 유지하지만, 미국은 군함만 건조해 산업 생태계가 약화했다”고 지적하면서 “한국식 효율적 조선 모델이 미국으로 이전되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급망 50㎞ 내 해결”…한국식 효율성에 감탄전유수 한화오션 팀장은 CNN에 “거제 조선소는 필요한 부품의 90%를 반경 50㎞ 내에서 조달한다”며 “이 밀집된 공급망이 속도와 품질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CNN은 “조선소 내 대형 크레인들이 ‘엘리제를 위하여’ 경고음을 내며 움직였다”며 “모든 작업 현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영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정밀하면서도 역동적인 산업 현장”이라고 묘사했다.

“美 법규 개정돼야 가능”…한화,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조 투자한화는 지난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했다. 회사는 향후 50억 달러(약 7조1380억 원)를 투입해 상선과 군함 수주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내 생산 거점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 해군은 현재 외국산 군함을 구매하거나 해외에서 자국 함정을 건조할 수 없다. CNN은 “이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한국 조선소의 역할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최근 핀란드 조선소에 해안경비대 쇄빙선 4척을 위탁한 사례처럼 ‘보조함 건조’ 부문에서부터 협력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美 해군함 한국에서 만들고 싶다”…한화의 자신감CNN은 마지막으로 전유수 팀장에게 “미 해군 함정을 거제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것을 보고 싶은가”라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물론”이라고 답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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