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산책으론 ‘늙는 DNA’ 못 막는다…日과학자가 밝힌 ‘회춘 비법’, 무엇?

김성은 기자
수정 2025-09-02 08:16
입력 2025-09-02 07:48

계획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훈련이 혈액과 골격근에서 DNA 분자 수준의 젊음을 되찾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오랫동안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은 몸속 노화를 더욱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2일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일본 도호쿠대 가와무라 다쿠지 교수 연구팀은 지난 7월 국제학술지 ‘에이징’(Aging)에 발표한 연구에서 체계적인 운동 훈련이 후생유전학적 회춘을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생유전학적 노화는 우리 몸의 DNA가 분자 수준에서 얼마나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DNA 메틸화’라는 화학적 변화 패턴을 분석해 측정한다.
태어난 해로 계산하는 일반적인 나이와 달리, 후생유전학적 나이는 세포와 조직이 실제로 얼마나 건강하게 기능하고 있는지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연구팀은 먼저 혼동하기 쉬운 용어들을 명확히 구분했다. 신체활동은 골격근을 움직여 에너지를 소모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운동은 체력 향상·유지가 목표인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며 반복적인 활동으로 정의했다.
연구진은 가벼운 산책이나 집안일 같은 일반적인 신체 활동도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노화 방지에 필요한 세포와 분자 수준의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운동은 전신에 걸친 체내 변화를 일으켜 노화 방지 효과가 훨씬 크다는 설명이다.
또한 여가 시간 신체활동은 후생유전학적 노화를 늦추는 반면, 직업상 신체활동은 오히려 노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앉아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후생유전학적 노화가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동물 실험에서는 사람 나이로 60~70대에 해당하는 생후 22~24개월 쥐들에게 8주간 지구력과 저항 운동을 시킨 결과, 골격근에서 나이와 관련된 DNA 메틸화 증가가 억제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더욱 뚜렷한 효과가 나타났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중년 여성들이 8주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한 결과, 생물학적 나이가 실제 2살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의 노화 방지 효과는 근육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심장, 간, 지방 조직, 심지어 장까지 여러 장기의 노화를 늦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올림픽 선수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반인보다 후생유전학적 노화가 느린 것으로 나타나, 장기간의 집중적인 신체 활동이 지속적인 노화 방지 효과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여러 장기의 생물학적 노화를 늦추며, 운동이 각종 장기에 유익한 노화 방지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사람마다 운동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운동 방법에 따라서도 각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화 방지 효과를 최대화하려면 개인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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