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산된 靑계획…홍남기 “모더나 백신 2000만명분, 상반기엔 못 들어와”

강주리 기자
수정 2021-04-20 18:26
입력 2021-04-20 18:26
국회 대정부질문서 밝혀
文, 작년 12월 모더나 회장 통화로 백신2000만명분 확보…靑 ‘2분기 공급’ 밝혀
그러나 백신난 속 공급 계획 사실상 무산

靑 ‘2000만명분 백신 확보’에는
“AZ·모더나·얀센 등 다 합친 것”
홍 총리 대행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모더나 백신을 4000만 도스(2000만명분) 계약했고, 상당 부분이 상반기에는 물량을 들여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하반기에는 들어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애초 정부가 기대했던 상반기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스테판 반셀 모더나 최고경영자와 27분간 화상통화해 백신 2000만명분을 확보했으며 올해 2분기부터 들여오기로 합의했다고 당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었다.
홍 총리 대행은 ‘청와대가 2분기 20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한 것은 거짓말인가’라는 김 의원의 추궁에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얀센, 노바백스를 다 합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 “타국, 공급 한 분기 늦을 것”모더나 전세계 공급 물량 89%가 미국행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공급 자국 우선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 제약회사 지난 13일(현지시간) 모더나는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이 미국보다 한 분기 정도 늦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더나는 보도자료에서 “미국을 제외한 국가의 코로나19 백신의 공급과정이 미국보다 한 분기 정도 늦게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더나는 타국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더나는 “오는 5월말까지 1억회분, 7월까지 1억회분의 백신을 미국에 추가로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기준으로 모더나가 미국에 공급한 코로나19 백신은 1억 1700만회분으로, 전 세계에 공급한 물량의 약 88.6%를 차지한다.
모더나가 업데이트한 공급 계획은 자국에서 생산된 백신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자국민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하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세계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4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역시 백신 자국 우선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모더나와 2000만회분의 백신 구매 계약을 진행하다가 12월 말에 4000만회분으로 늘려 계약했다.
공급 시작 시기도 올해 3분기로 논의됐으나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반셀 모더나 CEO와 통화한 뒤 2분기로 앞당겼다고 밝혀 기대했었다.
모더나 백신은 국내에서 조만간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최종점검위원회의 3중 자문 절차를 거쳐 허가 여부가 결정이 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백신의 초도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 언제쯤 국내에 처음 도착할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백신수급 불안 심화 속 국내 파장 불가피미국 보건당국이 접종 후 ‘희귀 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존슨앤드존슨(J&J)사의 얀센 백신에 대한 접종 중단을 권고한 가운데 모더나는 미국 외 지역에 대한 백신 공급 일정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수급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얀센 백신 접종 중단 여파가 국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우리 상황에 맞는 최선의 대응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의 얀센 백신 접종 중단 권고는 당연히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대체 백신을 마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국내 수급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얀센 백신 600만도스를 국내에 들여와 사용하려고 했는데 당장 사용할 수가 없게 된 상황”이라며 “변수가 많은 만큼 우리한테도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얀센 백신이 들어온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면서 “대안 백신이 있다면 좋겠지만 마땅치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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