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19~20일 오후 2시 토론회
A조 유정복·안철수·김문수·양향자B조 이철우·나경원·한동훈·홍준표
거침없는 말발·악연 얽힌 ‘나·한·홍’… 탄핵 찬반 ‘안·김’ 혈전 예고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경선의 1차 토론회에서 나경원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이 같은 조에 배치되면서 이른바 ‘죽음의 조’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은 다른 조에서 맞붙는다. 후보 간 격한 설전이 예상돼 경선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17일 ‘1차 경선 미디어데이’를 열고 A조에 유정복 인천시장·안 의원·김 전 장관·양향자 전 의원, B조에 이철우 경북지사·나 의원·홍 전 시장·한 전 대표를 각각 편성했다. A조 주제는 ‘청년 미래’, B조는 ‘사회 통합’으로 진행된다.
B조에는 ‘말발’이 강하기로 소문난 데다 서로 악연이 적지 않은 후보들이 배치돼 죽음의 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나 의원과 한 전 대표는 지난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당시에도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요청을 두고 정면충돌했고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신경전을 이어 가고 있다.
나 의원은 최근 방송 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을 가져온 여러 원인을 생각하면 한 전 대표만큼은 반드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통합진보당(통진당) 닮지는 말아야죠”라고 썼다. 나 의원의 발언이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나온 이정희 통진당 후보의 발언과 비슷하다고 비꼰 것이다.
발언 과정에서 한 전 대표의 답변이 길어지자 홍 전 시장은 “나보다 더하다”라며 견제했다. 나 의원은 행사에서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가 발언 시간을 초과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게임의 룰을 잘 지키는 사람이 앞으로 나라를 잘 지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전 시장과 한 전 대표의 갈등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홍 전 시장은 앞서 한 전 대표를 향해 “총선 말아먹은 애”, “정치적 미숙아”, “인간 말종”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도 지난달 북콘서트에서 “‘웬만하면 넘어가지’ 하는 식으로 넘겼는데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토론 과정에서 ‘혈전’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또 B조는 사회 통합이라는 주제상 12·3 비상계엄을 비롯한 탄핵 정국의 책임,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등이 주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국민먼저캠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조경태 의원, 최재형 전 의원을 선임했다.
A조는 지지율 우세를 점해 온 김 전 장관과 ‘빅4’ 마지막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안 의원 사이의 대결이 주목된다. 김 전 장관은 탄핵 반대, 안 의원은 탄핵 찬성 입장이라 윤 전 대통령 관련 문제로 치열하게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후보들은 조 추첨 후 출마의 변에서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견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이재명의 전체주의, 퍼주기 독재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된다면 전 국민을 정신병원에 감금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은 색채가 갈렸다. 김 전 장관은 ‘김문수 승리캠프’ 개소식을 열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인 석동현 변호사의 축사에 화답하며 “(윤 전 대통령이) 자유로운 몸으로 국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절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개소식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현역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반면 홍 전 시장은 “나라가 혼란스러운 건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라고 발언했다.
조 편성이 끝난 후보들은 18일 후보자 비전 대회에 참석한다. A조와 B조의 토론회는 19, 20일 오후 2시에 각각 열리며 21~22일 100% 일반국민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이를 종합해 오는 22일 저녁 경선 진출자 4인이 발표된다.
곽진웅·조중헌 기자
2025-04-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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