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공군으로 자란 하늘 위 독립운동의 꿈…“감개무량하다 뿌듯해하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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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수정 2025-08-13 17:55
입력 2025-08-13 17:55

광복 80주년 기념 12~16일 한국 방문
현충원 참배·프로야구 시구시타 등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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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80주년을 맞아 초청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이 13일 공군 충주기지에서 C-130 수송기 탑승을 앞두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광복 80주년을 맞아 초청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이 13일 공군 충주기지에서 C-130 수송기 탑승을 앞두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공군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주역의 후손들을 초청하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후손들은 선조들의 묘소를 찾고 공군사관학교를 둘러보며 선조들이 뿌린 씨앗을 확인했다.

공군이 국가보훈부와 함께 12~16일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는 비행학교 설립을 주도했던 임시정부 군무총장 노백린 장군, 비행학교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김종림 지사, 비행학교의 재무와 운영을 맡았던 이재수 지사, 한인 비행사 오임하·이용선·이초·장병훈·한장호·박희성 지사 등 9인의 항공독립운동가 후손과 가족 20여명이 초청됐다. 주로 미국에 거주하는 후손들은 방한 기간 대한민국 공군의 발전된 모습을 직접 보고 공군사관학교와 제1전투비행단의 비행교육 과정도 견학할 예정이다.

미주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미국 내 설립된 비영리 단체 ‘길(KIL: Korean Independence Legacy)’ 소속 10여명도 함께 방한해 일부 일정들을 함께한다. 이 단체는 박희성 지사의 조카손녀인 임인자(69)씨의 주도로 설립됐다. 박희성 지사는 이용근 지사와 함께 1921년 7월 임시정부로부터 육군비행병 참위(오늘날의 소위)로 임명된 우리나라 최초의 비행장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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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이 지난 12일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이 지난 12일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임시정부 비행학교는 ‘윌로우스(Willows) 비행학교’로도 불렸다. 1919년 3·1운동 이후 임시정부와 재미 한인사회의 노력으로 1920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의 소도시 윌로우스에 설립됐다. 임시정부 비행학교를 통해 당대 한인들은 항공독립운동을 꿈꿨다.

후손들은 지난 12일 선조들이 안장된 대전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충북 청주의 공군사관학교를 찾아 교육·훈련체계에 대해 설명을 듣고 교내 시설들을 둘러봤다.

또한 학생조종사들이 비행훈련을 받는 제212비행교육대대도 찾아 학생조종사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가졌다. 공군은 “학생조종사들이 1920년 임시정부 비행학교 생도들의 신념과 열정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수호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15일 광복절 당일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지는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노백린 장군의 손자 노영탁(88)씨가 시구를, 임씨가 시타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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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제1전투비행단 학생 조종사 대표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에게 경례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공군 제1전투비행단 학생 조종사 대표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비행학교 관계자들의 후손들에게 경례하고 있다. 2025.8.13 공군 제공


임씨는 “해외에서 대한민국 공군의 발전상과 활약상을 접할 때마다 기쁨과 긍지를 느꼈는데, 공군의 공식 초청으로 공군사관학교, 전투비행단의 면면을 직접 보고 들으니 더욱 감개무량하다”면서 “100여년 전 임시정부 비행장교로 임명됐던 백조부께서 이 모습들을 보신다면 얼마나 뿌듯해하실지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권희 공군본부 정훈실장(대령)은 “항공력을 키워 조국 광복을 위해 싸우겠다며 분투했던 임시정부 비행학교 항공선각자들의 정신은 지금도 대한민국 공군 장병들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면서 “그분들의 후손들에게 오늘날 대한민국 공군의 발전된 모습과 강력한 위용을 보여드릴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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