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쉼터·일자리 제공…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아낌없는 투자를
수정 2019-09-25 02:29
입력 2019-09-24 20:40
[명예기자가 간다] 박노진 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

숲은 조림부터 잘 자라도록 가꾸는 과정, 재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투자가 필요하다. 공익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특성상 소유자에 의한 투자뿐만 아니라 국가에 의한 투자, 즉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산림청의 살림 규모가 2조원 시대를 맞게 됐다. 내년 예산이 2조 2113억원으로, 개청 이후 전년 대비 가장 많은 증가폭(2944억원)을 기록했다. 숲을 보다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그에 대한 갈증이 일부 해소될 수 있는 기반이 공고해진 것이다.
특히 올해 초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강원도 대형 산불 이후 최일선에서 진화 임무를 수행하는 산불특수진화대의 인력 확충과 고용기간을 10개월에서 12개월로 연장, 정규직 전환 등의 처우개선이 반영됐다. 대형 산불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피해지 복구 조림, 산불예방임도 및 길폭 확대 등에도 예산이 편성됐다.
조림 605억원, 숲가꾸기 1720억원 등 숲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산림사업 예산도 전년 대비 대폭 증액됐다. 특히 매년 봄이면 찾아오는 미세먼지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미세먼지 저감 숲(미세먼지 차단숲 450억원·도시바람길숲 580억원) 조성도 확대한다.
동화 속의 소년이 투자를 통해 나무와 공존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본다. 나무를 심고 가꾸며 활용했다면 소년은 노인이 돼 그저 쉴 그루터기 하나만 가지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멋진 집, 풍족한 삶 그리고 나무 한 그루로 시작된 숲이 어느새 크고 울창한 숲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산림예산이 올해 증액에 그치지 않고 국민이 숲속에서 쉬고 일자리를 찾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적기에 투자될 수 있길 기대한다.
2019-09-25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