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詩 IN] 말
수정 2018-01-07 18:48
입력 2018-01-07 18:24

준비 안 된 말을
아무렇게나 쏟아놓는 저녁
갑자기
누에고치가 되고 싶었다
입으로 뱉어낸
날 서고 모난 말들 거두어
부드럽고 견고한 나만의 성 안에서
평화, 용서, 이해의 물레를 저어
은빛 실타래로 녹여내고 싶다
말로 덧난 상처 덜 아문 자리
새 살이 돋게
가만가만 날개 짓하는
조그만 나비가 되고 싶다
봉인된 생각에 휘둘려
내 안의 나에 갇힌 나
삭제 없는 흔적이 숨 쉬는 공간
부끄러움이 너울거린다

김난귀(안양교도소 前 교감)
2018-01-08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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