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詩 IN] 몽돌
수정 2018-02-04 22:40
입력 2018-02-04 22:18

여수 몽돌 바닷가
발가락 사이로 물이 스미듯
돌과 돌 사이사이로 파도가
들이치고 있다
바위섬과 뭍을 이어주는 다리처럼
바다 위 넘실대는 윤슬
햇볕에 달구어진 돌 위에 앉아
뭉글뭉글한 살결을 어루만져 본다
파도도 보드라운지 자꾸만 밀려와
꽉 움켜쥐고는 이내 다시
부서지고 만다
얼마나 견뎌야만 이토록
매끈해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밀려드는 파도에 깎이고
거친 바람에 저네들끼리 부대끼며
모난 얼굴 동글동글해질 때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견뎌야
안으로 안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을까
까만 돌 위 점점이 박힌 하얀 무늬들
아픈 시간의 반짝이는 기록들
징검다리처럼 한발 한발
따라가다 보면
거기, 커다란 손 넘실대는 검푸른
바다가 있다

제 19회 공무원문예대전 은상 수상작
2018-02-05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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