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엿보기] 선배들 금일봉 스리런 홈런감… ‘선출’ 임종룡은 10승 투수감

유영규 기자
수정 2017-03-26 17:43
입력 2017-03-26 17:10
금융위 야구단
금융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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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4연패가 이어졌다. 어쩐 일인지 금융위만 만나면 한풀이라도 하듯 은행부터 보험사팀들은 신바람 야구를 이어 갔다. 그렇게 첫해 시즌 성적은 3승1무7패였다. 그나마 시즌 후반 뒷심을 발휘한 것이 다행이었다.
이듬해인 지난해에도 영화 같은 반전은 없었다. 딱 1승을 더 건진 4승1무6패였다. 동호회 결성을 주도한 서병윤(36) 자산운용과 사무관은 “지난해보다 1승만 더 챙기면 5할 승률”이라면서 “그러면 명실공히 중위권 팀”이라고 미소 짓는다.
금융위 제공
# 5할 승률이 목표… 승리에 집착 보다 경기 즐겨
처음에는 회의적인 시선도 많았다. 바쁜 금융위 업무를 고려하면 동호회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들이었다. 하지만 야구단은 어느덧 금융위 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정기적으로 모이는 1등 동호회로 자리매김했다. 선배들로부터 답지한 금일봉과 회식 지원의 도움도 컸다. “내가 뛰면 너희는 모두 2군”이라고 늘 너스레만 떠는 고위 간부와 국·과장들이 건넨 정성이었다. 특히 연세대 야구 동아리 출신인 임종룡 위원장은 2015년 금융권 리그 개막식에서 직접 시구를 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출중한 축구 실력이 더 알려진 임 위원장의 투구를 보고 관중석에선 ‘10승 투수감’이라는 탄성도 나왔다.
안타깝게도 올해 출발은 좋지 않다. 이달 18일 S저축은행과의 시합에서 아깝게 지며 소중한 첫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판정에 항의하며 경기가 20분간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17대14란 스코어로 마감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기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건 야구단 구성원 모두가 아는 바다. 그저 모두가 야구를 즐기면 그만이다. 오형록(35) 산업금융과 사무관은 “야근을 밥 먹듯 하는 바쁜 업무 속에서도 주말이면 빠짐없이 운동장에 모이는 선후배와 동료들을 보면 그들의 야구 사랑을 느끼게 된다”면서 “승리에 집착하기보다 승부 자체를 즐기다 보면 좋은 성적도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렇게 금융위 야구단이 정한 단기 목표는 5할 승률을 넘는 것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2017-03-27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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