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마당] 봄비가 유난히 그리운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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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7-04-17 00:09
입력 2017-04-16 22:26
20세기 최고의 시인 T S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노래했다. 4월이 잔인한 이유가 있다. 공휴일이 없어서, 보너스가 없는 달이라서, 사랑하는 사람이 날 바라봐 주지 않아서….

이런 낭만적인 이유라면 잔인한 달도 기꺼이 맞이할 수 있겠지만 산림청과 지자체 산불담당 직원들에게 4월은 그야말로 잔인한 달이다. 산불부서 직원들은 3월이 되면 24시간 산불방지 특별비상근무에 들어간다. 3~4월은 연간 산불 발생건수의 49%, 면적의 78%가 집중되는 최극성기이다. 이 기간에는 상황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기 일쑤고, 가정에서는 두 달 동안 부모형제 얼굴도 보기 힘든 생활이 이어진다. 온 대지를 적시는 봄비라도 내려준다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겠으나 최근의 기상 전망은 그마저도 기대하기가 어렵다. 나뭇가지에 새싹이 돋고 화사한 봄꽃이 만개하는 4월, 산불담당 직원들에게 더이상 잔인한 달이 되지 않도록 산불예방에 관심을 기대해 본다.

김경화 명예기자(산림청 대변인실 주무관)
2017-04-17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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