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마당] 옛말이 된 세종 식당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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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8-03-25 17:40
입력 2018-03-25 17:30
“따뜻한 방에서 푹 쉬었다 가세요!”

황당한 말이었다. 일하는 날 잠깐 점심을 먹으러 왔다가 들은 말이니 더욱 그렇다.

2012년 12월 눈이 많이 내리던 날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 청사가 서울 반포에서 세종시로 옮긴 초기에는 주변에 식당이 없어서 점심 때마다 전쟁이었다. 구내식당 줄은 로비에서 서너 바퀴 휘감겨 있기 일쑤였다. 어렵게 세종시 외곽에 식당을 찾아서 밥을 먹고 돌아가야 하는데 눈이 많이 와서 차가 갈 수 없다고 했다. 주인은 길이 열릴 때까지 설설 끓는 온돌방에서 쉬었다 가라고 했다. 다행히 이 날은 오래되지 않아 길이 열려서 청사로 늦지 않게 돌아올 수 있었다.

점심 때 식당에 가기 위해 20~30㎞ 떨어진 곳으로 가기도 했다. 길이 막히지 않으면 20~30㎞도 대략 한 시간 만에 밥을 먹으러 다녀올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을 이때 처음 알았다. 이제는 청사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식당이 수십개다. 구내식당도 그렇게 밀리지 않는다. ‘식당 찾아 삼만리’를 헤매던 이야기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 같다. 세종시의 변화가 정말 빠르다.

신동민 명예기자(공정거래위원회 온라인홍보팀장)
2018-03-26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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