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구시장 선거 ‘박근혜 마케팅’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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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6-02 15:11
입력 2014-06-02 00:00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텃밭인 부산과 대구에서 여야 시장 후보들이 선거 막판에 ‘박근혜 대통령 마케팅’을 펼치면서 이를 둘러싼 공방도 뜨겁다.

부산에서는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마지막 승부수로 박 대통령의 사진을 들고 나왔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는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가 모두 박 대통령의 사진을 활용, 부동층 흡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달 31일 시내 전역에 내건 플래카드와 선거운동원들의 피켓을 박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세월호 참사에 관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눈물 흘리는 사진으로 교체했다.

플래카드 등에 ‘위기의 대한민국, 부산이 구합시다’라는 구호를 넣은 서 후보는 이후 유세에서 “박 대통령이 또 눈물을 흘리게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무소속 오거돈 후보 측은 논평에서 “서 후보는 대통령의 눈물을 악용하지 말라”면서 “대통령의 눈물은 서 후보를 위한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 측은 또 “대통령의 눈물은 진실한 슬픔과 위로의 눈물”이라며 “대통령의 눈물을 더럽히는 서 후보의 사기술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대구에서는 의외로 새정치연합 김부겸 후보가 ‘박근혜 마케팅’을 선점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8일 시내 전역에 건 플래카드를 교체하면서 지난 2008년 박 대통령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공식에 참석했을 때 김 후보와 나란히 앉아 웃는 사진을 넣었다.

’대통령과 협력하여 대구발전’이라는 문구를 넣은 김 후보는 선거공보에도 같은 사진을 썼다.

그러자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는 지난달 31일 시내 전역의 플래카드를 박 대통령의 눈물 사진으로 교체해 맞대응했다.

권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 대구가 지켜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보수층의 결집을 촉구했다.

두 후보는 이를 두고 TV토론 등에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권 후보는 “박 대통령을 ‘독재자의 딸, 아버지가 물려준 장물로 분칠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비방했던 김 후보가 이제 와서 협력하겠다고 한다”며 “박 대통령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대구를 살리려고 힘을 합치는 것은 축복할 일이지 시비 걸 일이 아니다”면서 “여당 후보는 박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도 되고, 야당 후보는 안 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는 박 대통령의 사진을 플래카드 등에 사용하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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