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다자녀가정 학원비지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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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03-24 00:24
입력 2010-03-24 00:00
경북 포항시가 출산 장려책의 하나로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에 자녀 학원비 할인 혜택을 추진하자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는 25일 포항시교육청, 포항시학원연합회와 함께 3자녀 이상 가구의 사설 학원비 지원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한 뒤 4월부터 본격 시행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시 등은 이번 협약으로 포항지역에 거주하는 3자녀 이상 가정에는 첫째아 10%, 둘째아 20%, 셋째아 이상에게는 학원비의 30%를 각각 할인해 줄 방침이다. 학원 수강 신청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함께 제출하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 사업에는 우선 포항시 학원연합회 소속 학원과 교습소 900여개 가운데 현재 입시, 외국어, 종합, 예능, 컴퓨터 관련 300여개 학원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사업이 성과를 얻도록 하기 위해 참여 학원에는 시가 인증하는 출산장려 인증패 전달과 연말 시상을 실시하는 한편 학원비 지원 혜택을 받은 학생들은 경로당 등에서 봉사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펴기로 했다.

시는 이 사업으로 지역의 3자녀 이상 가구의 4~18세 자녀 2만 8000여명에 대한 지원 혜택과 함께 매월 8억원, 연간 96억원의 학원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경북지부와 지역 교육시민단체들은 사설 학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할 시교육청 등이 오히려 사교육 조장 우려가 있는 정책을 편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시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자녀 이상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예산 지원은 하지 않은 채 학원 등을 앞세워 선심성 행정을 추진한다는 지적이다.

전교조 경북지부 관계자는 “포항시와 시교육청이 출산장려책을 명분으로 다자녀 가구에 대한 학원비를 지원할 경우 결국 사교육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과다한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이라며 “사교육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다자녀 가구에 대한 사교육비 지원은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0-03-24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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