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재정난’…성남시 재판(再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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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0-13 15:01
입력 2010-10-13 00:00

시 “정책판단 착오, 예산조기 집행이 파탄 요인”

 경기도 화성시가 ‘지불유예(모라토리움)’을 선언한 성남시와 유사한 재정파탄 위기에 몰리고 있다.

 국정감사를 진행 중인 국회 행안위와 국토해양위는 13∼14일 화성시의 재정파탄을 들어 화성시 전 시장과 시의회 의장에 대한 증인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화성시 안팎에서는 시의 ‘정책적 판단 착오’와 정부의 ‘예산조기 집행’을 재정파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안일한 정책적 판단이 부른 재정파탄=시는 작년 하반기에 2010년 본예산 중 세입예산으로 1조1천여억원을 책정했다.

 전체 세입예산 가운데 10%가 넘는 1천800여억원은 LH로부터 받을 ‘개발협력금’과 경기도로부터 받을 ‘재정보전금’으로 메웠다.

 그러나 LH의 급격한 재정악화로 인해 올해 예상한 1천500억원의 지급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시의 재정상태는 극도로 악화하기 시작했다.

 이 돈은 지난 2002년 12월 LH(당시 한국토지공사)와 지역종합개발협약을 맺은 시가 관내 봉담∼송산간 동서간선도로(4천282억원)와 공공문화시설(1천억원)의 개발협력금으로 받기로 한 총 5천282억원 중의 일부이다.이 때문에 개발협력금을 투입해 ‘화성종합경기타운’을 건립하려는 시의 계획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

 시는 올해 3월 제1회 추경예산에도 LH로부터 받을 1천500억원을 반영했다가,LH측의 지급 가능성이 희박하자 지난 7월 제2회 추경에서야 삭감했다.

 시 관계자는 “LH가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개발협력금 3천여억원을 지급했기 때문에 올해에도 계약대로 1천500억원을 지급할 것로 예상해 2010년 본예산에 반영했다”며 “LH의 개발협력금 지급이 불투명해지면서 화성시 재정에 도미노 현상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보전금에 대한 시의 섣부른 판단 역시 재정파탄을 유발시킨 요인 중의 하나로 등장했다.

 시는 2010년 예산안 편성시 세입예산인 재정보전금(일반 및 특별재정보전,시책추진보전금)으로 820억원을 책정했다.인구 50만을 초과할 경우,재정보전금이 연간 380억원 정도 늘어난다는 판단에서 예산상에 미리 380억원을 포함시켰다.

 지난 3월에 50만 돌파를 예상한 시는 아예 제1회 추경에서 380억원을 포함한 840억원,제2회 추경 850억원으로 재정보전금을 책정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인구 50만을 초과할 때까지 5개월여의 시일이 소요되면서,380억원의 부족분이 발생하면서 예산집행에 차질을 가져왔다.

 ◇예산 조기집행도 ‘한몫’=화성시 향남읍 도이리 일대 28만5천여㎡부지에 건립 중인 종합경기타운은 작년 1월 착공됐다.보상비 등을 제외한 순수공사비(1천667억원)는 2009년 437억여원,2010년 1천172억여원,2011년 56억여원으로 이미 집행했거나 예정돼 있다.

 개발협력금으로 올해 공사비를 충당하려던 시는 LH로부터 1천500억원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정부의 예산조기집행 방침에 따라 시 자체에서 확보한 499억원을 우선 집행했다.대신 올해 투입해야할 공사비 중 부족분은 제2회 추경에서 삭감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의 예산조기 집행 및 조기발주 지침만 아니었어도,건립공사를 지연시켜 재정난 충격을 흡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대책마련 ‘절치부심’=시는 재정난 타개를 위해 축제(행사) 중지,은닉세원 발굴 및 세수 확대,예산절감을 통한 감액예산 편성,공유재산 매각,대규모 사업 일시 중지 등의 미봉책을 내놓았다.올해 예산편성에 관여한 관련부서의 간부와 실무자에 대한 징계차원의 인사조치도 뒤따랐다.

 그러나 현재 70% 가까운 공정을 보이고 있는 종합경기타운에 건립에 대해 “예산 유동성 문제 때문에 준공일을 당초보다 4개월 늦춘 2011년 5월로 맞춰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공사 측에 전달했을 뿐 공사계속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의회도 “화성시 재정 운영에 대한 정밀 진단을 통해 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만이 화성시민의 권익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지난달 감사원에 감사 청구를 했을 뿐이다.

 화성=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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