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르고 끼워넣고’…경기도-도의회 ‘예산’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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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0-12-03 16:42
입력 2010-12-03 00:00
경기도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경기도의회의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도의회와 한나라당 김문수 지사가 이끄는 도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3일 도 및 도의회에 따르면 도는 일반회계 10조9천174억원,특별회계 2조6천871억원 등 13조6천45억원 규모의 2011년도 예산안을 편성,지난달 12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도의회 10개 상임위원회는 지난달 25일부터 2일까지 도 실.국별 예산안을 심의,의결해 예산결산 특위에 넘겼다.

 각 상임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김 지사의 역점 사업을 포함한 도의 일부 사업비를 대폭 삭감했고,일부 사업비는 임의로 신설했다.

 도의회는 전시.낭비성 행사라며 도청 벚꽃축제 행사비 1억800만원 가운데 53%인 5천800만원을,대학생 및 도민을 대상으로 5차례 개최하려던 경기도 바로알기 퀴즈왕 선발대회 예산 3억원 중 2억원을 삭감했다.

 또 김 지사가 역점 추진해 온 도민안방.민원전철 운영비 등도 3억5천여만원 삭감한데 이어 내년 10월 개최 예정이던 도지사배 경마대회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 홍보성 사업이라며 도의 창조학교 운영 예산 11억원 역시 모두 삭감했고,도가 50% 국비 지원을 받아 추진 예정이던 그린캠퍼스 만들기 사업비 3억원 중 도 부담액 1억5천만원과 도-정부 공동시행 그린리더 양성 및 활동지원 사업 예산 중 도비 부담액 6천300만원도 삭감했다.

 특히 도의회 가족여성위원회는 “도 교육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며 표명한 도의 부동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 자녀 무상급식 지원 항목을 신설,53억4천600만원의 예산을 임의 편성했다.

 이 위원회는 또 지난 2일 무상급식 대상을 초.중학교와 특수학교 학생으로 확대하고 도에 관련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경기도 무상 학교급식 지원 조례 제정안’도 의결한 뒤 본회의에 상정했다.

 도는 학교급식 지원 조례안과 해당 상임위가 임의 신설한 저소득층 자녀 무상급식 예산 53억원이 본회의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재의(再議)를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삭감된 예산에 대해서는 예결특위 심의 과정에서 부활을 적극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지난 10월 도의회 임시회에서 올 제2차 추경예산안에 민주당 주도로 초등학교 5∼6학년 11∼12월 2개월치 무상급식 예산 42억원이 임의 편성되자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도의회는 도의 재의안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아 결국 해당 예산은 집행시기 경과로 사실상 사용하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도의회는 내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의 일부 예산 삭감 및 일부 신규 편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필요성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도 공무원들은 “도의회가 앞뒤 재지 않고 예산을 무 자르듯이 잘라내고 있다”며 “특히 국비 지원에 따른 도 매칭 사업비까지 삭감하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도의원들이 김 지사를 견제해 일단 예산을 삭감하고 보자는 식의 예산안 심의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도의 내년도 예산은 3~15일 예결특위 심의를 거쳐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인 가운데 예산과 관련한 도와 도의회 간 갈등은 앞으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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