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는 흥덕구 개신동 옛 기무부대 터(1만 5000여㎡)를 매입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여성친화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울산 국정원 터 시민쉼터 변신
기무부대 건물에 남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독서실은 물론 수유실을 배치하고 여성화장실을 남성화장실보다 1.5배 많이 설치할 예정이다.
또 여성들이 유모차를 끌고 공원을 걸을 수 있도록 길 턱을 없애고 정원 바닥에 탄성포장을 하기로 했다. 여성들의 안전을 위해 폐쇄회로(CC)TV 카메라를 공원 곳곳에 설치하고 가로등 조도를 높이기로 했다. 총 공사비는 16억원이며 오는 12월에 완공할 예정이다. 반면에 청주지역의 현 국정원과 기무사는 모두 도심 외곽으로 이전했다.
청주시 공원녹지과 이종민씨는 “옛 권력기관의 담장을 허물고 그곳에 공원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크다.”면서 “흥덕구 사직동 옛 국정원 터에는 문화시설이 들어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옛 국정원 터에 시민쉼터를 조성했고, 부산시는 대연동의 국정원 터를 혁신도시에 건설되는 아파트 터로 제공했다.
●아픔 기억하게 ‘존치’ 주장도
충북대 행정학과 최영출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방치되고 있는 권력기관 건물들을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라면서 “시민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고민한 뒤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시민공간으로 바꾸는 개발과 역사체험 등 보전의 논리가 엇갈리기도 한다. 서울시는 남산 중턱에 위치한 옛 중앙정보부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시민공원을 만들 계획이지만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
시는 남산의 자연경관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쾌적한 공원길을 만들어 주려면 건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단체들은 고문으로 얼룩진 일명 ‘남산별관’의 상징 건물인 만큼 그대로 두자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