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 vs 인천 남동… 소래철교 갈등
수정 2011-10-13 01:18
입력 2011-10-13 00:00
시흥시, 상권보호 위해 차단막 설치 vs “소래포구 찾는 관광객 왜 막나” 반발
12일 인천 남동구와 시흥시에 따르면 소래철교 통행 재개 여부를 두고 상호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 5일 시흥시에 의해 차단시설 설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길이 126.5m인 소래철교는 국내에 마지막 남은 협궤철도로 1937년 개통돼 1995년 운행을 중단했으며, 안전상의 이유로 지난해 2월 일반인 통행도 금지됐다.
소래철교 소유주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이며 행정구역상 58m는 남동구, 68.5m는 시흥시 구간으로 나뉜다. 남동구는 지난 4월 2억원을 들여 철교 보수공사를 마쳤으며 통행 재개 시기를 철도공단과 조율 중이다.
그러나 시흥시는 주민민원 때문에 통행 재개에 반대한다. 통행이 재개되면 소래포구 관광객들이 시흥 월곶신도시 주변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철교를 건너 신도시는 불법주차, 소음, 쓰레기 무단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신도시 상권 보호 의도도 깔렸다. 통행이 재개되면 상권이 소래포구에 밀려날 우려가 있어서다. 이러한 입장이 남동구뿐 아니라 철도공단과 협의도 없이 아예 철교 한가운데 차단 시설을 설치하도록 만들었다.
반면 인천 남동구는 통행이 하루빨리 재개돼야 한다고 맞선다. 소래포구 역사를 품은 상징물인 소래철교가 당연히 관광객들에게 공개돼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과 관광객 통행 편의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13일부터 열리는 소래포구 축제에 맞춰 통행을 재개하려던 남동구로서는 시흥시의 차단 시설 설치가 당황스럽기만 하다. 행정구역상 남동구와 시흥시로 분류될 따름이지 철교 소유주는 철도공단이므로 갑작스러운 조치에 분노까지 감추지 않는다.
남동구 관계자는 “철도공단이 통행 재개에 동의하는 마당에 황당하다.”면서 “지자체끼리 감정 싸움으로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흥시 관계자는 “철도공단 측에서 남동구 구간만 개통하기로 해 행정구역이 나뉘는 지점에 차단 시설을 설치했다. 관광객 상당수가 술을 마신 채 철교를 건너기 때문에 위험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1-10-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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