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 vs 경남 하동 ‘재첩 싸움’
수정 2011-10-15 00:24
입력 2011-10-15 00:00
채취 구역 놓고 주민 간 갈등 심화
광양시는 최근 진월면 월길리와 다압면 원동리 마을 어촌계 어민들이 마을 앞 섬진강에 서식하는 재첩 채취 과정에서 강건너 하동군 광평리 어촌계 어민들이 광양쪽 채취 구역을 침범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하동 주민들이 20여년을 지켜온 채취 구역을 하루아침에 침범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즉각 이 구역에서 채취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분쟁이 발생한 곳은 1993년 당시 전남과 경남의 도 경계로 새마을양식계 관리구역을 배정받아 재첩 채취를 해 오던 곳이다.
양행호(66) 월길리 어촌계장은 “지난달 중순쯤 광평리 어촌계에서 자신들의 채취구역을 되찾겠다며 광양 쪽 채취 구역을 70여m나 침범하고 부표를 설치해 이에 강력히 항의하고 당일 바로 부표를 철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강 가운데를 도 경계로 수십년 동안 아무런 마찰 없이 재첩을 잡아왔는데 하동 쪽 어촌계가 사적으로 측량을 한 뒤 자신들의 구역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분개했다. 그러나 하동군 광평리 어민들은 “도 경계로 된 업무구역을 보면 경계구역이 하동군에 불리하게 돼 있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측량을 다시 제대로 해 그동안 잃어버린 구역을 되찾을 방침”이라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삶의 터전과 관련된 분쟁의 골이 깊어진 곳만 있는 건 아니다. 진도군 고군면과 해남군 송지면 양식어민들 간의 김 양식장 분쟁은 17년 만에 극적으로 해결돼 상생의 신호탄을 올렸다. 해남 어민들은 분쟁의 대상이었던 김 양식장 1370㏊에 대해 오는 2020년까지 채취권을 행사하고, 진도군은 신규로 같은 면적(1370㏊)의 면허를 받는 것을 골자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합의했다.
이로써 면허지 확대와 합법적인 채취가 가능해진 덕에 100억원의 소득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 지역의 김 양식장 분쟁은 1980년대 초 해남 어민들이 진도 바다로 넘어가 김 양식을 하다가 진도 어민들이 반발하면서 시작, 진도대교 점거 농성 사태까지 벌어지는 바다 영토권 싸움으로 비화됐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2011-10-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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