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금으로 배 채운 ‘남승룡 마라톤’ 조직위
수정 2011-11-03 00:00
입력 2011-11-03 00:00
고급 한정식·급여 등에 보조금 써…의류·책은 위원 운영 업체와 계약
순천 출신의 남승룡 선생은 1936년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에 이어 동메달을 땄으며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는 손기정을 제치고 1위로 뽑힌 세계적인 마라토너다. 오는 13일 열리기로 돼 있는 남승룡마라톤대회는 4500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대회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순천시 9500만원, 전남도 1000만원의 보조금과 선수들의 참가비 6800여만원, 기관이나 업체 협찬금 2200여만원 등 총 2억여원의 예산으로 대회를 치렀다. 그러나 조직위는 이 가운데 참가비와 후원 협찬금 수천만원을 자부담으로 변칙 처리했으며, 전남도 보조금 1000만원을 사무국장 급여로 집행했다.
조직위는 또 행사화환, 조직위원들의 단체복, 고급한정식 식사비 등을 수개월이 지난 후 자부담이 아닌 참가등록비와 협찬금으로 사용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제식구 배불리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마라톤 홍보책자, 참가 선수들의 단체보험, 의류 제작 등을 전·현 조직위원이 운영하는 특정업체와 수년째 계약을 해 왔다. 9회 대회 2800만원과 10회 대회 2100만원 상당의 참가 기념 티셔츠와 기념품은 당시 조직위 운영위원이 운영하는 K사가 납품했다.
운영위원에서 물러난 뒤에도 조직위는 K사에 바람막이 120벌(시가 360만원)의 공급을 맡겼다.
조직위는 또 전 사무국장이 운영하는 S인쇄소에 9회(1100만원)와 10회(860만원), 올해 대회의 홍보책자 제작을 맡겼으며, 대회 참가자 일일 상해단체보험은 역시 조직위 위원이 운영하는 보험업체와 계약하기도 했다.
순천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2011-11-0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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