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립대 지원금 ‘싹둑’ 골프장 홍보엔 거액 편성
수정 2011-12-13 00:00
입력 2011-12-13 00:00
장학금 등 1억여원 삭감… 예산안에 ‘레저·골프산업 육성’ 신설
12일 전남도립대학이 도의회에 제출한 ‘2012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에 따르면 전남도는 올해 3억 3600만원이 집행된 장학금을 내년에는 2억 7300만원만 지급하기로 했다.
장학금이 6300만원(18.8%)이나 준 것이다. 아울러 학생교육 및 실험실습지원비를 7억 4600만원에서 6억 8400만원으로, 벤처 동아리 지원금도 7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지원금도 28.6%나 준 것이다.
도서관 운영비와 우수학생 유치 비용도 각각 5.4%와 2.7% 깎였다.
이와 관련해 도의원들은 “도립대학이 전체 예산 규모를 2.4% 늘린 상황에서 학생 장학금을 줄인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지역의 인재 육성이라는 도립대학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허강숙(50·순천) 의원은 “서울시와 강원도 등 일부 시·도립 대학은 반값등록금이라는 말도 나오며 학생 부담을 낮추는 상황에서 전남도립대만 장학금을 깎은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도의원 “민간 사업장 지원은 왜?”
이런 가운데 전남도는 레저스포츠 및 골프산업 육성이라는 명목으로 1억여원을 들여 지역의 골프장을 지원하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남도 관광문화국이 도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보면 내년 민간행사보조 신규 사업으로 ‘국제 골프·레저박람회 전남홍보관 운영비’로 3000만원을 책정했다. 또 남도골프장 통합 홈페이지 구축 사업으로 3000만원, 도내 골프장 홍보 동영상 제작 800만원, ‘남도골프길라잡이’ 발간비 명목으로 500만원을 각각 새로 편성했다.
이 밖에 골프 간담회 참석자 실비 보상으로 200만원을 세우는 등 지난해에는 없던 골프장 홍보 관련 예산을 대거 반영한 것이다.
이에 대해 도의원들은 “민간 사업자인 골프장이 해야 할 일까지 행정기관이 예산까지 잡아서 지원하는 것은 무리한 예산편성 아니냐.”고 따졌다.
이용재(48·광양1) 의원은 “골프장 홍보 등 골프장 업주가 나서야 할 일에 대해 굳이 전남도가 전에 없던 예산까지 반영하면서까지 나설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道 “편성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
전남도 관계자는 “골프장 지원 사업은 단순히 민간 사업자를 돕는 차원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면서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에서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2011-12-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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