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지적립금 亞게임 경기장 투입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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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2-14 00:00
입력 2012-02-14 00:00

인천시 “건설비로 일부 활용” 서울시 “매립기간 연장부터”

인천시와 서울시가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건설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에 투입되는 재원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에 수영·승마·사격·골프 등 4개 아시안게임 경기장을 짓기로 하고, 매립지 적립금(사후관리부담금) 7335억원 가운데 일부를 사업비로 사용하려 하고 있으나 서울시와 환경부의 반발에 부딪혔다. 적립금은 매립지에 쓰레기를 반입하는 서울, 경기, 인천 3개 시·도가 반입비율에 따라 조성한 것이다.

인천시는 4개 경기장을 건설하는 데 173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성이 거의 끝난 골프장에 이미 733억원의 적립금이 투입된 만큼, 1000억여원의 적립금을 추가로 활용하면 경기장 건설을 완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도권매립지 지분을 갖고 있는 서울시(71.3%)와 환경부(28.7%)는 이를 반대하고 있다. 적립금을 사용하려면 인천시가 매립지 사용기한을 연장해 주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나섰다.

서울시와 환경부는 오는 2016년까지로 돼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을 2044년까지 연장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인천시는 매립기한 연장 문제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과 별개 사안이라며 연장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매립지 주변의 악취·먼지 등 환경오염 문제가 해결되면 매립기한 연장을 논의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시와 서울시는 이러한 현안 해결을 위해 양쪽 정무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지난 10일 가졌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해 11월 양 지자체의 상생발전을 위해 수도권매립지와 아시안게임 등 현안 해결에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으나 전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매립기한 연장은 환경문제가 해결돼 인천시민들의 정서가 누그러지면 논의해 볼 수 있는 것인데 서울시가 아시안게임 경기장과 결부시켜 발목을 잡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 인천시가 매립기한 연장은 거부하면서 경기장 건설 등 자신들의 잇속만 채우려 하는 것은 상생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이 늦어져 자칫 대회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건설 전문가들은 매립지에 들어설 4개 경기장이 늦어도 오는 5월 이전에 착공되어야만 아시안게임 개최 전에 완공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2-02-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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