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도가 달 구경하던 ‘거북바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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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2-02-16 00:58
입력 2012-02-16 00:00

보길도서 264년만에 발견 길이 360㎝… 내년 공개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유배지인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서 달을 감상하던 장소로 추정되는 거북바위가 264년 만에 발견됐다고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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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10월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거북바위 발굴 현장을 찍은 항공사진. 거북을 닮은 화강암의 이 바위는 유배온 윤선도가 달을 감상하던 곳으로 기록돼 있다(작은 사진).  문화재청 제공
지난해 9~10월 전라남도 완도군 ‘보길도 윤선도 원림’의 거북바위 발굴 현장을 찍은 항공사진. 거북을 닮은 화강암의 이 바위는 유배온 윤선도가 달을 감상하던 곳으로 기록돼 있다(작은 사진).
문화재청 제공
연구소는 윤선도가 머물렀던 원림(園林·명승 제34호)에 대한 학술조사를 지난해 9~10월 하던 중 낙서재(書齋) 구역 남쪽 14.6m 지점의 땅속에 묻혀 있던 거북바위를 발견했다. 3차례나 발굴에 실패한 뒤의 성과였다. 연구소는 “이 바위가 문헌에 보이는 귀암(龜巖) 위치와 일치하며 무엇보다 거북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귀암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거북바위에 대한 첫 기록은 고산의 5대손인 윤위의 보길도지(甫吉島識·1748년)에 ‘고산의 손자인 윤이관(爾寬)이 건물을 개축한 때도 앞 기둥을 이곳에 세웠다’는 내용으로 나타나고, 이후 1791년 정조의 명으로 집대성된 고산의 유고집인 고산유고(孤山遺稿) 등에도 보인다. 특히 고산유고에 실린 한시 ‘귀암’에서 “저녁이면 내 달구경을 끝내리”라고 해, 고산이 거북바위에서 달구경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발굴한 거북바위는 길이 360㎝에 너비 270㎝, 높이 95㎝짜리 화강암이다. 삼각형 모서리 부분은 거북 머리 부분에 해당하고, 머리 뒤쪽에는 양쪽에 홈이 있어 넓은 거북의 등판 형태를 띠며 뒤쪽으로 돌출부가 거북 꼬리 모양과 흡사하다. 일반 공개는 내년에 할 예정.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2012-02-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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