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무더위 쉼터’ 있으나마나..’뒷북행정’
수정 2012-08-09 10:20
입력 2012-08-09 00:00
예산 없어 에어컨 가동 못해… 더위 한풀 꺾인 뒤 홍보 열올려
9일 부산시에 따르면 각 지자체별로 주민센터, 새마을금고, 은행, 복지관, 경로당 등 모두 856곳이 무더위 쉼터를 지정했다. 16개 구군 평균 53개꼴이다.
그러나 정작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주민센터나 복지관, 경로당 등에서는 높은 전기요금때문에 에어컨 등 냉방기를 가동할 수 없어 불평이 터져나온다.
한 복지관 관계자는 “전기요금 지원을 해줘야 쉼터 운영을 할 수 있는데 기존 운영비로는 에어컨 가동은 힘들다”고 꼬집었다.
사상구 등 몇몇 지자체가 자체 예비비를 확보, 에어컨 전기세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예산이 없어 사실상 실질적인 쉼터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폭염대책에 따른 쉼터 운영도 뒷북을 치고 있다. 부산은 7월말~8월초 폭염특보가 발령된 뒤 8일 부산지역에 내려진 폭염주의보가 해제되는 등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는 입추가 지나고 서늘한 바람도 부는 현재, 무더위 쉼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부산시가 폭염대책으로 발표한 ‘무더위 휴식시간제’(Heat Break)도 공무원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폭염특보 발효시 65세 이상의 노인, 학생, 농민, 군인, 건설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휴식을 권고하는 제도지만 공기를 맞추기 빠듯한 건설현장 등에서 무더위 휴식시간제 권고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라는 것이다.
상위기관에서 내려오는 공문도 일관성이 없다. 폭염대책으로 쉼터 운영을 할 것을 주문해놓고도 실내온도 28도 준수, 전력대란 방지 등 에너지 절약 지침이 내려오고 있기때문이다.
한 복지직 공무원(6급)은 “본격 더위가 시작되기 전 계획과 예산을 마련해 폭염 시작과 동시에 쉼터 운영을 하는 준비가 필요했다”며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 아니라 노인, 저소득 세대 등 폭염에 가장 취약한 계층이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하다못해 선풍기라도 마음대로 틀 수 있도록 전기요금 지원이라도 해주는 게 낫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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