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은행이 지역민 상대로 고금리 돈장사… 전북은행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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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5-14 00:06
입력 2013-05-14 00:00

저신용자 새희망홀씨 대출 금리 시중銀보다 최고 2%P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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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의 대출금리가 타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아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 등 아쉬울 때는 향토은행을 도와달라고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자극하면서 뒤로는 높은 금리로 ‘돈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13일 전북은행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부동산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출상품의 금리가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일반 시중은행보다 0.25~2% 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전북은행은 신용도와 대출상품, 거래실적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3.9~4.5%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NH농협은행의 주택담보 대출 금리는 3.5~3.9%로 전북은행보다 0.4~0.6% 포인트나 낮다. 전북은행의 나대지 부동산대출 금리도 5.1~5.5%로 농협의 4.5~4.9%보다 0.6% 포인트 높다.

일반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신용대출은 2000만원을 1년간 빌릴 경우 신용등급 4급을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7%나 된다. 하지만 농협은 6~6.5%로 0.5~1% 포인트 차이를 보인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새희망홀씨 대출은 전북은행이 11~12%의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데 비해 농협은 9~10%로 역시 1~2% 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금리차는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과 비교해도 비슷하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로 0.25% 포인트 내렸지만 전북은행은 이날부터 대부분의 대출금리를 0.1% 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전북은행이 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이유는 금리 적용 폭이 지나치게 넓어 지자체 공무원들에게는 일반인보다 훨씬 낮은 금리로 우대해 주는 등 차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 공무원들은 신용대출을 받을 때 일반인들보다 1% 포인트 이상 낮은 5.1~5.5%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고 있다.

게다가 전북은행은 새희망홀씨 대출금리를 너무 높게 적용했다가 금감원 감사에서 적발돼 7000만원을 내줘야 할 처지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1~9급으로 나뉜 신용등급 가운데 일반 시중은행들은 4등급 이상 받은 경우만 대출을 취급하지만 전북은행은 6등급까지 해주고 있어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 등은 신용도가 낮아도 대출을 해주고 있다고 전북은행의 해명을 반박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사무처장은 “전북은행은 지역에 기반을 둔 향토은행이고 도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인데 지역 주민들에게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은 감성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경영합리화와 경비절감에 대한 노력을 기울여 대출금리를 낮추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2013-05-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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