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억 들인 도로 가다가 ‘뚝’… 안성 예산낭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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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3-07-24 00:00
입력 2013-07-24 00:00

지난 5월 2㎞ 농어촌도로 개통… 주변과 연결안돼 운전자 불편

경기 안성시가 58억원을 들여 막다른 곳에 도로를 개설해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안성시에 따르면 시는 금광면 금광리에서 사흥리·삼흥리를 잇는 2.06㎞ 농어촌도로 205호선을 지난 5월 개통했다. 시는 도로 개통 당시 보도 자료에서 “도로 개통으로 주행 시간이 평균 10여분 정도 단축됨에 따라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관광지인 금광저수지의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로가 주변도로와 연결돼 있지 않아 운행 시간 단축 효과가 없는데다 운전자들이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금광저수지를 끼고 도는 왕복 2차선 도로는 오흥마을을 지나 가협에 이르러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된다. 이를 모르는 운전자들은 유턴해 되돌아가기 일쑤다. 과속으로 운전할 경우 자칫 숲 속으로 돌진할 우려마저 높다. 과속방지턱이나 충돌방지 시설 등 교통안전 시설물이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강모(50)씨는 “얼마 전 저수지를 따라 운전하다 갑자기 도로가 끊겨 있는 것을 보고 급정거해 사고 위기를 넘겼다”며 “막다른 곳에 도로를 왜 만들었는지 납득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도로를 개설한 배경에 의문을 던지는 목소리가 높다. 인근 주민들은 도로개설로 주변 땅 주인들만 지가 상승 등의 혜택을 입게 됐다고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안성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로는 서로 연결돼야 효용성이 높다”면서 “무려 58억원을 들여 건설할 만큼 시급성이 있었는지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성시 관계자는 “금광저수지 개발을 위해 도로를 개설했으나 도로가 중간에 끊겨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근 지방도로 연결하기 위해 내년에 설계에 들어가 20015년쯤 착공에 들어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3-07-24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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