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수천억 피해… 울산·여수산단 “블랙아웃 막아라”
수정 2013-08-13 00:22
입력 2013-08-13 00:00
자동차·정유·화학 등 수출기업 강제절전 우려 전전긍긍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을 맞을 것이란 경고로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블랙아웃의 쓴맛을 본 울산지역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 60여개 기업은 2011년 12월 발생한 16분간 순간 정전으로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봤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산업계는 절전 아이디어나 방법 찾기에 분주했다. S-OIL과 SK케미칼은 울산공장과 본사에서 잇달아 ‘절전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S-OIL 관계자는 “자가 발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공장 가동률을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하면 하루 전력 감축량을 정부 권고안 3%보다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가 발전설비도 총 가동, 하루 전력 사용량의 10%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사무실 전기를 끄고, 전력사용량이 많은 오전과 오후, 총 4시간 에어컨 가동을 멈췄다. 정부가 1시간 공장 생산라인 가동 중단을 요청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효성 울산공장은 지난 5일부터 중압공정의 원사 원료 하루 생산량을 30% 낮췄다. 가동률 하락으로 하루 평균 소비전력량은 9만 4000㎾에서 8만 8000㎾로 6.8% 줄었다. SK에너지는 자가 발전량을 12~15% 높였다. 중질유분해공장 정기보수 일정을 3~5월에서 7~9월로 바꿔 전력사용을 줄이고 있다.
다른 산단 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여수산단의 GS칼텍스 여수공장은 사무실 냉방기를 모두 끈 가운데 직원들은 예비전력 현황 모니터링에 여념이 없었다. GS칼텍스는 8월 한 달 동안 자가발전기를 가동, 15㎿를 생산한다.
LG화학 여수공장도 지난 5일부터 3주간 전기분해로 공정의 정기보수를 시행, 전력 사용량을 10% 이상 줄였다. 창원 국가산단의 포스코특수강은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2개 전기로 가동을 중단했으며 한전과 약속한 8만 5000㎾의 절전 규제량을 3만 5000㎾ 더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달 셋째 주 전력수요를 지난해 평균의 28%에 그친 26만㎾ 수준으로 낮췄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의 자체 LNG 발전량을 추가로 16만㎾ 늘렸고, 냉연공장 수리일정을 조절해 9만㎾의 전력을 감축했다.
다른 지역 공장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날부터 5일간 자체 발전기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 기간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 금호타이어 광주·곡성·평택 공장 등 사업장별 하루 5~9시간 자체 발전기를 가동한다. 이를 통해 5일간 20여만㎾를 아낄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2013-08-13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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