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권 강매에 관중석 텅 빈 水上잔치
수정 2013-08-28 00:00
입력 2013-08-28 00:00
충주세계조정선수권 부실 운영 빈축
세계 최대의 물축제로 기대를 모았던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주최 측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 관중석 상당 부분은 동원된 응원단들이 차지하고 있고, 행사 운영에 대한 불만도 쇄도하고 있다.
총 8일간의 대회 동안 하루 평균 7000~8000장의 입장권이 예매됐지만 지난 26일 탄금호 조정경기장을 찾은 유료 관람객은 4000여명뿐이었다. 표를 구매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경기장에 오지 않은 것이다. 경기장을 찾은 입장객들마저 오래 머물지 않아 충북도 등 관련 기관이 동원한 응원단들이 겨우 관중석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조직위가 입장권을 강매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유관기관은 1000장이 넘는 입장권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관은 입장권을 회원사에 나눠줬다. 하지만 회원사들은 “먹고살기도 힘든데 누가 한가롭게 조정대회를 구경가겠느냐”는 반응이다.
한 회원사 대표 A(50)씨는 “3000원권 두 장, 4000원권 두 장을 받아 직원들에게 나눠줬는데 구경간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국제행사를 할 때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며 씁쓸해했다.
조직위 홈페이지는 행사 운영 미숙 등을 비난하는 불만 글로 도배되고 있다. ‘충주를 사랑하는 시민’이란 네티즌은 “9개월 된 딸아이와 허리가 불편하신 친정엄마를 모시고 개막식에 구경갔다가 초청장이 없어 헛걸음만 쳤다”면서 “초청장이 있어야 입장할 수 있다는 사전고지를 하지 않은 채 힘들게 온 사람들을 돌려보내 분통이 터졌다”고 밝혔다.‘충주시 칠금동에 사는 1급 휠체어 장애인’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불친절한 자원봉사자 때문에 장애인주차장을 찾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고 항의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초청장이 있어야 개막식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사전공지도 안 한 것은 운영상 미흡했던 점”이라면서 “대회가 진행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의 업무가 안정되고 있어 더 이상 불친절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990여억원 투입된 이 대회는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글 사진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2013-08-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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