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돈벌어 서울서 씁니다
수정 2013-09-11 00:33
입력 2013-09-11 00:00
인천 역외소비율 전국 1위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주요 3개 신용카드 회사(국민, BC, 신한)의 매출액을 바탕으로 역외소비율을 분석한 결과 인천의 지난해 역외소비율은 53.2%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였다. 인천의 역외소비율은 전국 평균 42.3%보다 무려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대로 타지역 주민이 인천에서 지출하는 소비유입률은 전국에서 9번째인 25.6%로 나타났다.
3개 신용카드의 역외소비금액만 4조원에 달해 다른 신용카드사와 현금 등을 포함하면 인천시의 1년 예산(7조원)을 훌쩍 넘는 10조원가량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의 역외소비율(53.2%) 중 32.2%는 서울에서, 14.2%는 경기도, 나머지 6.8%는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용역서비스(77.8%), 오락·문화(46.9%), 음식·숙박(39.4%), 의류·잡화(38.8%), 교육(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인천이 수도권치고는 문화, 관광, 쇼핑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형 놀이시설이 전무하고 제대로 된 문화시설은 종합문화예술회관이 고작이다. 백화점은 2개, 호텔은 5개뿐이어서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들마저 서울로 빠져나가는 실정이다. 역외소비가 늘어나면 지역경제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매출 부진으로 이어져 고용 및 가계 소득이 축소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서울이나 경기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지역경제가 독창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관광, 문화, 의료 등 취약 분야 인프라 구축과 함께 지역 상권개발 및 소비유입 요인을 발굴하는 게 시급하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광역 교통망은 늘어만 가는데 전 분야의 소비 인프라가 서울보다 크게 부족한 게 역외소비의 주원인”이라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다양한 소비요인을 발굴해 인천시민의 역외소비를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3-09-1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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