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불똥 수렵장으로… 유해 야생조수 포획 못해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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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1-24 04:04
입력 2014-01-24 00:00

순환수렵장 22곳 중 13곳 AI 해제 때까지 운영 중단…개체수 조절 못해 큰 차질빚어 “농작물 피해 늘어날까 걱정”

수렵철에 잇따른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렵장 운영이 큰 차질을 빚으면서 주요 수렵 대상동물인 멧돼지 등 유해 야생조수들이 갈수록 활개를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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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장 운영을 통한 유해 야생조수 개체 수 조절이 번번이 실패해 야생조수들의 서식 밀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사육 돼지와 닭·오리들은 AI 등으로 무더기 살처분되는 처참한 운명을 맞은 반면 유해 야생조수들은 오히려 목숨을 건져 개체 수를 늘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년간(2010~2012년) 100㏊당 떼까마귀의 서식 밀도가 7.3마리에서 22.3마리로 3배 이상 크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멧돼지는 3.5마리에서 3.8마리, 고라니 6.6마리에서 7.5마리, 까치 16.6마리에서 19.9마리, 참새 95.4마리에서 111마리로 서식 밀도가 높아졌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전북지역의 AI 발생으로 인해 전국 순환수렵장 22곳 중 13곳이 지난 19일부터 순차적으로 AI 해제 시까지 운영을 중단했다. 지역별로는 전남북 각 3곳(영암·고흥·해남·정읍·고창·부안), 경남 4곳(진주·사천·남해·하동), 경북 3곳(의성·청송·성주) 등이다.

자칫 AI 발생 상황이 조기 종결되지 않는다면 지난해 11월부터 다음 달까지로 예정된 올해 수렵은 사실상 종료된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번에도 야생조수 개체 수 조절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환경부가 올해 포획 승인한 유해 야생조수는 모두 48만 8000마리다. 참새가 23만 3000마리로 가장 많다. 까치 3만 5000마리, 수꿩과 떼까마귀 각 2만 7000마리, 멧돼지 2만 6000마리, 고라니 1만 8000마리 등이다.

앞서 2011년에도 경북 안동을 비롯한 전국에서 구제역과 AI가 발생해 수렵장 운영이 큰 차질을 빚었다. 당시 청송 등 전국 20곳에 개설됐던 순환수렵장이 같은 해 12월 말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 운영이 중단됐었다. 이로 인해 포획이 허가된 야생조수는 39만 1000마리였지만 2% 정도인 8400마리만 사냥감이 됐다. 특히 농작물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멧돼지는 허가된 2만 6348마리 중 3.5%인 914마리가 포획됐다.

이에 따라 주요 수렵동물은 크게 증가했다. 멧돼지의 경우 수컷은 생후 5개월, 암컷은 1년 6개월 정도에 번식 능력을 가지며, 암컷은 114~140일의 임신 기간을 거쳐 적게는 7~8마리, 많게는 12~13마리의 새끼를 출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수렵철 구제역과 AI 발생 불똥이 전국 순환수렵장으로 튀고 있다”면서 “수렵장 운영으로 인한 유해 야생조수 개체 수 조절이 계속 실패할 경우 농작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재난에 대처하는 가운데 유해 야생조수 개체 수 조절을 위해 수렵장을 계속 운영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도 “개체 수 조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도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4-01-2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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