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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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5-04-02 00:23
입력 2015-04-02 00:04

대구시의원 “관광자원화 필요” 주장…불교계·환경단체 “환경 훼손” 반발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문제가 다시 물 위로 떠올랐다. 대구시의회 최길영 의원은 1일 “갓바위는 연간 50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약사신앙의 성지이자 대구가 가진 최고의 문화관광 자원이지만 방치되고 있다”며 “갓바위의 성지화와 관광자원화를 위해서는 케이블카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환경 훼손 등의 논란을 극복하고 케이블카 설치를 성공으로 이끈 대부분의 도시에 자치단체의 주도적인 노력과 의지가 있었다”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으로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갓바위 케이블카는 대구 동구 진인동 집단시설지구∼팔공산 갓바위(관봉석조여래좌상) 1.2㎞ 구간에 설치하자는 것이다.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가 처음 제기된 것은 1982년이었다. 이후 2005년과 2012년에도 추진을 했으나 문화재청에 낸 ‘현상변경 허가 신청’이 경관 훼손 우려 등의 이유로 허가 가 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환경·문화재 훼손을 걱정하는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가 거셌다. 당시 불교계는 “기도성지에 수많은 파이프를 박아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일반 관광지라면 외국인, 장애인 등을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갓바위는 기도성지로 다르다”며 반대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경제적 이익만을 위해 팔공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면서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팔공산 가치를 고려해 섣부른 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불교계와 환경단체는 지금도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업계와 학계 등에서는 관광산업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을 이유로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팔공산 아래 주차장에서 걸어서 40∼60분 거리인 갓바위에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케이블카를 놓으면 내외국인을 비롯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갓바위는 대구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만큼 이해 당사자와 시민들이 모두 공감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15-04-0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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