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해파리 무대책 해수욕장
조한종 기자
수정 2016-07-05 18:00
입력 2016-07-05 17:50
독성 강한 노무라입깃해파리… 서해·제주·동해 광범위 분포
전국 연안에 강한 독성을 지닌 해파리떼가 잇따라 출몰하고 있어 해수욕장을 개장하는 등 여름 휴가철을 준비해야 할 지자체들과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파리떼 방지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예산과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특히 독성을 가진 노무라입깃해파리는 통상 5월 말쯤 동중국해에서 나타나 난류를 타고 제주를 거쳐 7월 초에 우리나라 남서부 해역으로 유입된다. 이후 7~8월 사이 서해와 남해, 동해 등 전국 연안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인다. 올해는 난류가 강해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일찍 남서부 해역으로 들어왔다.
지난달 말 전남 해역에 나타난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완도에서 남쪽으로 약 40㎞, 보길도에서 약 20㎞ 떨어진 해역에 ㏊당 95마리에 이르는 높은 밀도로 분포했다. 이달 들어 청산도와 여수 거문도를 거쳐 여수 전 해역으로 번지고 있다. 중순쯤에는 경남 거제도 해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해안에도 해파리떼가 벌써 나타나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낙산 및 오산항 연안, 아우렐리아 림바타는 양양 기사문 연안, 커튼원양해파리는 낙산과 동해 추암, 속초, 삼척 연안 등에서 광범위하게 검출됐다.
예년보다 일찍 해파리떼가 나타나자 당장 어민들의 걱정이 크다. 해파리떼가 몰려들면 고기들이 먼바다로 도망을 가고 그물에는 쓸모없는 해파리만 잡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독성을 가진 해파리떼가 해수욕장까지 출몰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하지만 해파리 방제 대책은 미미한 실정이다. 예산과 전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원 동해시와 속초시가 1억여원씩의 예산을 들여 수중사업면허가 있는 전문업체를 통해 해파리 방제막 제작을 맡겼다. 다른 지자체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삼척시는 해파리 방제막 예산으로 63만원이 고작이다.
자치단체 담당자들은 “어민들 생계를 위해 해파리 방제막 설치는 절실하지만 예산이 부족하고 전문가들이 없어 주먹구구 식으로 계획을 세우는 등 지자체들마다 어려움이 많아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2016-07-0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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