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야학에 감사”…중증 장애인 부산대에 200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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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기자
수정 2018-01-08 14:29
입력 2018-01-08 14:29
“ 미래에는 장애인이 없는 세상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부산대는 1급 장애인인 우주연(50)씨가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지난해 12월 21일 휠체어를 탄 불편한 몸으로 보호자와 함께 학교를 찾아 와 생명과학과 약품 및 항체개발비에 보태달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했다고 8일 밝혔다.

200만원 기부와 함께 올해 1월부터는 매월 2만원씩의 발전기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우 씨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특별히 부산대에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20년 전 참배움터라는 야학에서 부산대 학생을 만나 배움에 눈을 뜰 수 있었다“며 ”뒤늦게나마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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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인인 우주연(왼쪽 두 번째)씨가 최근 부산대에 생명과학과 약품 및 항체개발비에 보태달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중증 장애인인 우주연(왼쪽 두 번째)씨가 최근 부산대에 생명과학과 약품 및 항체개발비에 보태달라며 200만원의 발전기금을 출연한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그는 또 발전기금 기탁과 함께 사후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뜻도 부산대 측에 전달했다.

우씨가 다닌 ‘참배움터’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야학으로 1989년 문을 열었다. 부산대 인근에서 운영하면서 장애인들에게 한글과 학력 취득을 위한 검정고시 등의 교육을 하고 있다.

우 씨는 ”그때 참배움의 의미를 가르쳐준 따뜻한 학생들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적은 돈이지만 제가 꿈꾸는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생명과학 연구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우씨의 고귀한 뜻에 따라 기증받은 200만원과 앞으로 출연하는 발전기금도 생명과학 연구비에 사용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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