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여명의 대규모 행렬로 남이장군 출진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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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수정 2018-11-02 10:43
입력 2018-11-02 10:43

5~9일 용산구 곳곳에서 남이장군 사당제 열려

“비장(裨將) 남이 등이 돌격해 싸워서 적의 기치를 빼앗고 적 수백 명을 목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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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오른쪽)이 초헌관으로 제를 지내고 있다. 용산구 제공
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오른쪽)이 초헌관으로 제를 지내고 있다.
용산구 제공
조선왕조실록 세조 13년(1467년) 9월 6일자에 기록된 문장이다. 그 해 5월 함경도 호족 이시애가 일으킨 반란에서 남이(1441-1468) 장군은 큰 공을 세웠다. 쉼없이 여진족 정벌에 나선 장군은 추장 이만주 부자를 사살하고 조선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27세에 병조판서 자리에 올라 승승장구하는 듯 했지만 결말은 비극으로 끝났다. 세조가 죽은 뒤 예종 1년(1468년) 한강변 새남터에서 유자광의 모함으로 사형당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가 비운의 주인공 남이장군을 기리는 ‘제36회 남이장군 사당제’(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0호)를 오는 5~9일 용산구 일대에서 연다. 2000여명이 참여하는 사당제는 걸립(5~7일), 전야제(7일), 꽃등행렬(7일), 당제(8일), 장군 출진(8일), 당굿(8일), 사례제 및 대동잔치(9일) 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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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장군 출진 행렬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삼거리를 지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장군 출진 행렬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삼거리를 지나고 있다.
용산구 제공
먼저 건립패가 3일간 마을 곳곳을 돌며 풍물을 치고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며 당제, 당굿에 필요한 제례비용을 마련한다. 남이장군 사당(효창원로 88-10) 주변인 용문시장에서 열리는 전야제는 풍물패와 주민, 예술단이 함께 어우러진다. 당제는 장군의 업적을 추모하고 주민들의 무병 장수와 생업 번영을 기원하는 제사다. 성장현 용산구청장도 제관으로 함께 한다.

행사에서 가장 절정으로 꼽히는 장군 출진은 남이장군의 출진 모습을 재현한다. 장군은 이시애의 난과 여진족 정벌 때 현재 삼각지 일대에서 군병을 훈련시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스는 남이장군 사당→효창공원 입구→숙명여대 정문→숙대입구역→남영동 삼거리→삼각지역→용산소방서→신용산역→전자상가 사거리→원효로2가 사거리→남이장군 사당이다. 보존 회기를 선두로 용기, 대취타, 도원수기, 장군, 부장, 영기, 군졸, 재관, 연등 1000명 가까운 대규모의 행렬이 이어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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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맨앞줄 오른쪽)이 장군 출진 행렬에 참여해 참석자 1000여명과 함께 남이장군의 출진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지난해 11월 ‘제35회 남이장군 사당제’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맨앞줄 오른쪽)이 장군 출진 행렬에 참여해 참석자 1000여명과 함께 남이장군의 출진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억울하게 죽은 장군의 넋을 달래는 12거리 굿, 당굿과 굿이 끝난 다음 날 지내는 제사 사례제도 이어진다. 굿이 열리는 동안 주민들은 국수 잔치를 벌이고, 제사가 끝나면 대동잔치를 열고 제물을 나눠 먹는다.

성장현 구청장은 “남이장군 사당제는 300년 이상 이어진 지역 대표 문화유산”이라며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도록 주민과 꾸준히 함께 하겠다”고 전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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