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빌라촌에 무슨 일 있기에… 이웃끼리 펜스까지 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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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기자
수정 2019-05-12 08:36
입력 2019-05-09 17:30

학운리·대포리 도로 개설 놓고 신경전

대포리 “집 앞 주차장까지 폭 넓혀달라”
학운리 “도로 내면 공사 소음·사고 유발”
市 “우회도로 개설 땐 사유지 매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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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김포시 학운리 양촌산업단지 내 빌라촌과 완충녹지 건너 대포리 빌라촌 사이에 조성한 보행도로(점선 안). 위쪽 대포리 주민들은 도로를 넓혀 자동차를 집으로 다니도록 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아래쪽 학운리에선 소음 공해 유발과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며 통행을 막는 철봉을 세우며 거세게 반대해 충돌을 빚고 있다. 김포시 제공
경기 김포시 학운리 양촌산업단지 내 빌라촌과 완충녹지 건너 대포리 빌라촌 사이에 조성한 보행도로(점선 안). 위쪽 대포리 주민들은 도로를 넓혀 자동차를 집으로 다니도록 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아래쪽 학운리에선 소음 공해 유발과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며 통행을 막는 철봉을 세우며 거세게 반대해 충돌을 빚고 있다. 김포시 제공
경기 김포시 학운초등학교 뒤쪽 학운리 양촌산업단지 내 빌라촌과 완충녹지를 사이에 둔 이웃 대포리 빌라촌 주민들끼리 도로 개설을 놓고 충돌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9일 김포시에 따르면 2006년 6월 산업단지 조성과 더불어 단지 외곽에 빌라촌이 들어섰고 빌라촌 옆에는 산업단지 경계를 따라 완충녹지가 조성됐다.

문제는 2013년 불거졌다. 완충녹지 건너편에 2010년 14가구 건물 한 동에 이어 3년 만에 10가구 건물 한 동이 들어서면서다. 현재 기존 빌라 2개 동 외에 빌라 뒤로 공장과 창고 건립을 위한 성토작업이 한창이다.

시는 2017년 7월 완충녹지에 두 건물 입주자들을 위해 길이 10m, 너비 2m 보행도로를 개설했다. 그런데 대포리 빌라촌 입주자들은 집앞 주차장까지 차량이 진입할 수 있도록 폭을 6m로 넓히고 길이를 늘려 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자 이번엔 학운리 주민들이 완충녹지에 도로를 내면 주민들 차량뿐 아니라 한창 토목공사 중인 공사장 트럭들이 이용해 소음과 교통사고 위험을 높인다며 도로 개설을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험악해진 분위기 때문에 차량 통행을 못하게 장애물을 놓는 통에 도로가 크게 축소되고 산단 경계인 완충녹지에는 펜스까지 둘러처지는 상황으로 번졌다.

대포리 빌라촌 주민 A씨는 “처음 입주 땐 설명을 듣지 않아 아무것도 몰랐다. 그런데 이젠 앞마당에 주차장을 만들어놓고도 멀리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채 걸어 들어와야 한다”며 “노모를 모시고 있지만 병원에 가기도 어렵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김포시는 대포리 주민과 공장 차량 통행을 위해 우회 대체도로를 개설하겠다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우회도로를 건설하려면 사유지를 매입해야 해 어려움을 겪는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충분히 이해해 사유지에 대한 토지주의 동의를 받아 오면 일부 국유지를 함께 활용해 대체도로를 개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지주들이 도로 부지와 무관한 토지까지 매입을 요구해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양촌읍사무소에서 김포시 중재로 두 마을 주민 대표들이 간담회를 가졌으나 의견 차이만 확인한 셈이었다.

최근 현장을 찾은 정하영 시장은 “두 쪽 주민들 주장을 들어보니 현행법상 시에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조금씩 양보해 상생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갈등조정위원회 회부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2019-05-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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