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나 애태웠는데… 경기 산업단지 22곳 첫 삽도 못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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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종원 기자
명종원 기자
수정 2023-06-09 02:58
입력 2023-06-09 02:58

조성 연기·포기 사례 수두룩

토지 보상·정부 협의 문제 노출
199곳 중 개발 완료 127곳 그쳐
공사 중 50곳도 준공 연기 가능성
道 “진행 계속… 시행자 변경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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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 곳곳에 계획된 산업단지 조성이 차일피일 밀리거나 백지화된 곳이 2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8일 산업입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 내 산업단지 199곳 중 개발이 완료된 곳은 127곳(64%)으로 나머지 72곳은 미개발(22곳)이거나 조성 중(50곳)인 상태다. 미개발되거나 조성 중인 산단은 주로 토지 보상 문제에 휘말렸거나 정부 부처와의 협의 등을 이유로 착공 시기가 밀려 지지부진한 경우가 많은데, 조성 계획이 전면 취소된 곳도 있다.

2017년 남양주시와 구리시가 합작 추진하려고 했던 ‘구리·남양주 테크노밸리’ 사업은 추진 2년 만인 2019년 전면 백지화됐다. 해당 사업은 구리 사노동 일원 22만 1296㎡, 남양주 퇴계원면 일원 7만 2424㎡ 등 총 29만 3720㎡ 규모 부지에 2156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IT·BT·CT 분야에 특화한 첨단단지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사업 부지 면적의 75%가량을 차지하는 구리시가 중앙부처 심의 단계에서 예비타당성 경제성 조사 B/C값(비용과 편익) 1.0 이상을 넘기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 동력을 잃어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산단 조성 계획이 잡힌 지 수년째지만 좀처럼 첫 삽을 뜨지 못한 사례도 있다. 포천시 소흘읍 23만 8000㎡ 부지에 ‘고모리에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은 8년이 넘도록 착공을 못 하고 있다. 고모리에 산단에는 인쇄·기록매체 ·식료품·영상음향통신장비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2015년 민선 6기 경기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던 ‘고모리에 디자인빌리지’(고모리에 산단 조성사업의 옛 이름) 조성사업은 토지개발 제한에 가로막혀 추진을 못 하다가 민선 7기 들어 민관 합작 형태의 일반산업단지로 성격이 바뀌면서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그러나 나무 이립 등의 환경 대책을 만들라는 중앙부처 지시에 현재 착공 속도를 못 내는 실정이다.

2016년 산단 입지 선정을 마친 고양 일산테크노밸리도 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시공사 등과의 송사에 휘말려 애초 계획했던 2024년 준공은 물거품이 됐고, 올해 9월쯤에야 본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양주시의 양주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내년 준공이 목표였으나 토지보상 문제 등으로 착공이 늦어져 준공 시기를 2026년으로 연기했다.

저마다 지연 사유는 다르지만, 10년 가까이 사업에 진척이 없어 산단 조성 소식을 기다리는 지역 주민들만 애를 태우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시간이 걸려도 조성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다만 공사 기간의 연장이나 설계상의 변동 등 사업시행자 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사업시행자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종원 기자
2023-06-0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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