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에 ‘새만금 SOC예산’ 78% 삭감… 전북, 강력 반발

임송학 기자
수정 2023-08-30 02:07
입력 2023-08-30 02:07
기재부, 6626억 중 5147억 ‘싹둑’
인입철도·생태용지는 전액 칼질
공항 66억만 반영, 내년 착공 못 해
신항만·고속도로도 차질 불가피
도 “예산 파동에 엔진 멈출까 우려”

29일 전북도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새만금 SOC 예산은 1479억원이다. 각 부처가 반영한 금액 6626억원이 기재부 심사 과정에서 5147억원이나 잘려 나갔다. 잼버리 파행이라는 돌발 변수가 사상 유례 없는 예산 삭감을 초래한 것이다. 전북도의 새만금 예산 요구액은 7941억원이었다. 특히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10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1단계(62억원), 새만금 간선도로 건설(10억원),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2단계(9억 5000만원) 등은 기재부 심의 단계에서 전액 삭감됐다.
전북의 숙원인 새만금국제공항(조감도),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등 대형 사업도 예산이 대폭 삭감돼 사업 추진에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최근 시공업체 선정 작업에 들어간 새만금국제공항은 전북도가 기본 및 실시설계비로 715억원을 요구했으나 부처 심의 단계에서 580억원으로 줄었고 기재부가 또 깎아 겨우 66억원(부처안의 11%)만 반영됐다. 설계 보상비를 먼저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 심의 단계에서 증액되지 않는 한 내년 착공은 어렵게 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새만금국제공항은 국가 계획에 의해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무산 가능성은 없지만 내년 예산이 너무 적게 반영돼 착공은 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의 경우 애초 계획대로 내년에 완공하려면 2000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그러나 부처 심의 단계에서 1191억원으로 줄었고 기재부가 다시 857억원을 삭감해 겨우 334억원(부처안의 28%) 반영에 그쳤다. 이대로라면 개통이 3~4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새만금신항만은 부처 반영액이 1677억원이지만 정부 최종안에는 438억원(부처안의 26%)만 반영됐다. 전북도가 908억원을 요구한 새만금 지역 간 연결도로는 정부 최종안에 고작 11억원이 반영되는 데 그쳤다.
임상규 전북도 행정부지사는 “최근 기업유치가 잇따르면서 발동이 걸린 새만금 엔진이 이번 예산 파동으로 멈추게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며 “전북도민들의 희망이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인 새만금이 정쟁과 책임 공방의 무대가 된 점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2023-08-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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