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션 없애고 팀장 보직 없애고… 전북도의 실험 통할까

임송학 기자
수정 2024-04-08 23:47
입력 2024-04-08 23:47
본청 4개과 열린 사무실로 개편
5급 사무관도 하위 직급과 실무
전북자치도는 도 본청 3층에 있는 회계과·세정과·법무행정과·청년정책과 등 4개 과를 열린 공간 사무실로 개편했다고 8일 밝혔다. 열린 공간 사무실은 4개 과의 경계를 허물고 한 공간에 배치해 불필요한 면적을 최소화했다.
특히, 사무관급 팀장의 자리를 없애고 직원들과 함께 마주 앉도록 배치했다. 책상의 크기도 직원들과 같아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재배치도 쉬운 모듈형 사무공간이다. 팀장이 팀원과 수평적 위치에서 소통하며 함께 업무를 추진토록 한다는 의미다.
전북도는 우선 3층부터 열린 공간 사무실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본 뒤 성과를 분석해 도청 전 부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전북도는 일부 사무관급 팀장의 보직을 과 단위에서 스스로 정하는 자율형 팀장제를 2022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54개 팀 가운데 과원이 20명 이하인 90여개 팀에 우선적으로 적용했다.
자율형 팀장은 5급 사무관이지만 6급 이하 하위직과 함께 실무 업무를 수행하며 팀장 역할도 한다. 사무관이 실무 업무를 맡는 무보직 사무관 제도가 일반화된 중앙부처의 인력 운용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팀장보고 절차를 없애 업무보고 간소화, 업무 효율성 제고 등의 장점이 기대된다.
반면 자율형 팀장제와 열린공간 사무실은 지방행정의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중앙부처식 모델을 성급히 도입했다는 지적도 나와 전북도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앙부처는 1개 과에 10여명 안팎의 직원이 배치돼 팀장 보직이 없더라도 과장 혼자서 업무를 총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팀장급 공무원 A씨는 “중앙과 지방은 실정이 다른데 업무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조직운영과 직원들의 사기저하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2024-04-09 1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