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규 서울시의원 “혁신학교 예산, 코로나 방역물품 구입 등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
김태이 기자
수정 2020-11-16 15:08
입력 2020-11-16 15:07
‘코로나’ 때문에? 서울형혁신학교 예산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지난 13일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0년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김 의원은 “교육청이 예산편성권을 가진 의회로의 별도 설명이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없이 서울교육의 역점사업이라 할 수 있는 ‘서울형혁신학교’ 예산을 방역예산으로 재편성하도록 일선학교에 지침을 내린 사실이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대응을 위한 일선 학교 지원 예산 및 물품이 별도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편성되었음에도 이러한 지침이 확인되었다는 것은 혁신학교 교육력 저하와 혁신학교 활동 축소, 의회 예산편성권 침해 우려 등의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시교육청은 「2020학년도 서울형혁신학교 예산 집행 추가 안내(교육혁신과-13206, 2020.9.10.)」를 통해 학교기본운영비 형태로 각 급 학교에 교부된 서울형혁신학교 예산을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상황의 변화 및 교육적 필요에 따라 원격수업과 방역활동 등에 적극 활용 가능”하다는 공문을 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편성된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이미 각 급 학교에 무상마스크 및 손소독제 등 방역물품 구입 159억 원, 300명 미만 학교의 열화상카메라 8억 원, 유·초등 긴급돌봄 운영비 24억 원, 재난 예비비 47억 원 등이 편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나 학생 등의 동의나 별도의 예산편성 없이 학교 회계 상의 변경만을 통해 혁신학교의 교육활동을 위한 예산이 방역예산으로 집행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4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있었고 방역을 위한 별도의 예산이 편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형혁신학교 관련 예산이 코로나 방역이라는 이유로 추가경정예산에 반영되지 않고, 학교 단위에서 조건 없이 변경 집행되는 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부 예산은 코로나 방역에 투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울형혁신학교의 고유 목적과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혁신학교 예산을 코로나 방역물품 구입 등으로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혁신학교 예산은 서울특별시 유아교육진흥원의 ‘숲속체험놀이 꾸러미’처럼 비대면 상황을 고려하여 서울형혁신학교만의 새로운 교육 사업을 모색했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권성연 서울시교육청 기획조정실장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인해 학교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사업성격에 따라 일부 목적성 경비에 한해 긴급히 코로나 대응에 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히고, “대면교육이 제한된 상황에서 혁신학교 사업이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질의를 마무리하며 김 의원은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출범 10년을 맞이한 지금까지도 혁신학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학력 저하에 대한 일부의 비판도 여전히 제기되는 등 혁신학교의 교육은 반성과 도약을 필요로 하고 있다”라며, “예산의 편성과정부터 세심하게 사업이 설계, 관리되어 교육구성원 모두가 만족하는 ‘혁신학교 2.0’ 시대가 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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