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장애인 탈시설, 스스로 선택하게 해야”

이두걸 기자
수정 2023-03-24 02:03
입력 2023-03-24 02:03
덴마크 장애인 거주시설 방문
“한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
경우의 수 늘리는 게 바람직”

서울시 제공
오 시장은 “시설에서 생활하는 게 절실한 사람이 있고, 어떤 분은 가족과 함께 있기를 원할 수도 있다”며 “일률적인 원칙을 정하고 한 방향으로 유도하기보다는 여러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했다.
오 시장이 이날 방문한 ‘무스보어바이 쉬드’는 다중장애와 발달장애 성인을 위한 장애인 시설이다. 32명이 거주하는 시설과 18명이 이용할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로 구성됐다. 개인 공간은 1인 1실로 운영된다. 장애인 1명을 직원 3명이 맡는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은 각자의 방식대로 생활한다. 방 내부 장식을 원하는 대로 하고, 아침을 혼자 먹고 싶다면 혼자 먹는 식이다. 시설 관계자는 “이용자가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직원이 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이 같은 덴마크식 탈시설 정책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덴마크는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관점에서 1인 1실이 의미 있어 보이지만 따로따로 있는 게 모든 장애인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했다”며 “어떤 분들은 공간을 같이 쓰는 게 덜 외롭고 관리가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등은 탈시설 정책 확대를 요구하는 반면 시는 장애인의 선택권을 고려해 거주시설이 양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장애인의 사생활을 보장하면서도 고독감을 줄일 수 있도록 거주시설 기능을 개선하고, 지역사회 통합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시는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노인을 위한 세대통합형 실버타운인 골드빌리지를 고덕양로원 부지와 서울혁신파크를 포함해 5개 권역별로 1곳씩 시범 조성한다. 가족의 돌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출장, 경조사, 휴가 기간에 노인을 맡길 수 있는 시설인 ‘단기안심돌봄방’도 운영한다.
코펜하겐 이두걸 기자
2023-03-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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