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세월호의 인양 작업이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 기술적 검토 작업이 5개월째 진행되고 있지만 실제 인양까지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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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체처리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는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1년가량 바다에 잠겨 있던 세월호의 부식 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체 부식이 심해 쇠사슬을 감아올리기 쉽지 않은 데다 부이를 부착해 배를 인양하는 방식은 대형 여객선인 세월호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관계자는 “배를 인양하려면 누워 있는 배를 세워야 하는데 배에 쇠사슬을 걸기가 쉽지 않고 이때 남아 있을지 모를 실종자들의 시신이 화물들의 이동에 따라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천안함과 같은 전함은 날렵하고 튼튼한 데다 두 동강이 난 상태여서 들어 올리기 쉬운 상태였지만, 세월호는 넓고 선체 재질이 약한 데다 조류마저 거세 인양을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인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해수부는 파고 2m 이상, 풍속 10m/s면 작업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선체 인양을 위해 쇠사슬을 거는 데 4~6개월이 걸린다”면서 “문제는 태풍 등 기후적 요건이 악화되면 설치를 못하거나 해 놓은 것도 철수해야 돼 인양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결과 인양 확정 시 기간은 1년, 비용은 1000억~1500억원이 들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세월호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쇠사슬이 끊어지는 등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원인 분석에 따른 기간 장기화는 물론 재설치에 따른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는 점이다.
인양업체 선정과 관련해서도 국내 인양업체는 경험이 없고 해외 굴지의 인양업체들은 해역 여건상 쉽지 않다고 판단해 나서길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TF팀은 국내외 인양업체 컨소시엄 형태를 모색하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5-04-0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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