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재권 분쟁 최대 피해자는 중소·벤처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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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수정 2016-05-31 14:41
입력 2016-05-31 14:41
국내 지식재산권 분쟁의 최대 피해자는 중소·벤처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재권을 침해당하고도 오히려 영업손실을 입는 불합리한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지재권 분쟁 실태조사 결과 특허·실용신안 등 산업재산권과 영업비밀 등 지식재산권 분쟁 경험이 있는 기업은 152곳으로 중소기업(81개)과 벤처기업(34개)이 75.7%를 차지했다. 대기업은 11개, 중견기업은 26개였다.

지재권 분쟁(370건) 중에서도 중소·벤처기업이 지재권을 침해당한 건은 65.1%(241건)에 달했다. 분쟁으로 인한 피해 손실액이 중소기업은 평균 4억 4600만원, 벤처기업은 1억 4900만원인데 비해 대기업은 600만원에 불과했다.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분쟁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중소·벤처기업은 지재권 분쟁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각각 53.9%, 60.6%로 분쟁이 장기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대기업은 경고장만으로 사건이 종결되는 비율이 73.7%에 달해 분쟁 초기 대부분 해결됐다. 이는 자본력과 지재권 전문성 등의 역량 차이를 반영한다.

지재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도 턱없이 적다. 평균 손실액이 2억 8900만원인데 실제 배상액은 평균은 5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소송비용 평균(5800만원)에도 크게 못미친다. 지재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손해배상액 현실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중소·벤처기업은 특허 분쟁 비중이 각각 40.6%, 69.8%인데 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상표권 분쟁 비중이 각각 58.8%, 54.5%로 차이를 보였다. 중소·벤처기업은 기술에 의존하는데 비해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브랜드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컸다.

박성준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지재권 분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현실을 반영해 지재권 분쟁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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