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쉴 권리… ‘한국형 상병수당’ 도입 첫발

이범수 기자
수정 2021-04-16 02:52
입력 2021-04-15 20:56
업무와 무관한 질병 땐 정부서 소득 보전
연말까지 9차 자문위… 내년쯤 시행 전망
보건복지부는 15일 ‘상병수당제도 기획자문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지역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아프면 쉬기’라는 방역 지침이 시행됐지만 임금 보전 없이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상병수당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논의 배경을 설명했다.
상병수당은 기존 사회보장 제도와 지원 범위 및 대상에서 차이가 있다. 건강보험은 아플 때 치료를 보장하지만, 상병수당은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고, 산재보험은 업무상 질병에만 해당하지만, 상병수당은 업무와 무관하게 지원하는 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36개 회원국 가운데 상병수당이 없는 건 한국과 미국뿐이다. 미국 역시 뉴욕·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선 상병수당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국민건강보험법을 통해 상병수당 지급의 법적 근거는 명시했지만 시행령 등 하위 법령이 없다.
이날 자문위에서는 해외 주요 사례를 살펴보고 대상자 범위와 재원 조달 방법 등 제도 도입에 필요한 사항을 논의했다. 복지부는 이날부터 올해 12월까지 매월 1회씩 9차에 걸쳐 자문위 회의를 이어 가는 동시에 논의 내용을 토대로 내년부터 상병수당 시범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다. 김헌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우리나라 사회보장 정책 발전 수준으로 봤을 때는 때늦은 감이 있는, 마지막 남아 있는 빈 퍼즐”이라면서 “상병수당 도입으로 ‘안전망’ 기능과 함께 제때 치료받을 수 있는 ‘건강권’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21-04-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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