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최대 60조원 피해, 영업비밀 독자 입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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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기 기자
박승기 기자
수정 2021-09-03 14:07
입력 2021-09-03 14:07

현행 부경법 보호보다 침해여부에 초점
민사 1심 37.9%로 전체 민사 인용률보다 낮아
영업비밀 권리범위확인심판 도입 필요

영업비밀에 대한 실효적 보호를 위해 독자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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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청은 중소기업 등의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2019년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영업비밀보호센터를 설치했다. 올해 3월에는 영업비밀 유출 피해 기업의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디지털포렌식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특허청은 중소기업 등의 영업비밀 보호를 위해 2019년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영업비밀보호센터를 설치했다. 올해 3월에는 영업비밀 유출 피해 기업의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한 디지털포렌식 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특허청이 지난 1일 발간한 ‘지식재산과 혁신’에 실린 ‘영업비밀 침해 판단에 대한 소고’에서 특허심판원 심판정책과 홍영욱 사무관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특허권 권리범위확인심판의 심리과정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며 “영업비밀에 대한 권리범위확인심판제도가 마련된다며 법원에서의 침해 여부 판단 과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영업비밀은 기업 등 사업 주체가 영업활동에서 경쟁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비밀로 관리하는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사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경영상·영업상의 정보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경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영업비밀 자체를 보호하기보다 비밀로 관리되고 있는 타인의 정보를 부정한 수단으로 취득해 손쉽게 부당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막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2019년까지 영업비밀에 대한 민사본안 사건을 분석한 결과 1심 사건 335건 중에서 인용률은 37.9%(127건)로 전체 민사 본안사건 1심 인용률(2017년 58.1%)보다 낮았다. 동일 기간 영업비밀에 관한 민사가처분도 177건 중 16.9%(30건)만 인용됐다.

영업비밀 침해 여부는 특정된 영업비밀이 영업비밀 요건을 만족하는지, 특정된 영업비밀과 침해금지 대상이 된 기술상 정보가 동일한 것인지 여부를 비교·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소송 과정에서 개별적인 사안으로 주목받지 못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4월 영국지식재산청 발표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영업비밀 침해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3%로 추산되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영업비밀 유출로 인한 피해액이 최대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IT 기술의 발전과 이직이 잦아지면서 영업비밀 침해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세계 각 국이 영업비밀 보호를 더욱 강화하는 추세다.



홍 사무관은 “영업비밀은 지식재산이자 침해 소송에서 특정된 영업비밀의 권리를 확인해 영업비밀의 보호범위를 따진다는 점에서 지식재산권으로 봐야 한다”며 “특허와 상표처럼 지재권법을 통해 권리 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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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선 특허청 차장이 지난 3월 25일 지식재산보호원 영업비밀보호센터에서 영업비밀 유출 피해 중소기업이 영업비밀 유출 증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폰·PC 등 정보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특허청 제공
김용선 특허청 차장이 지난 3월 25일 지식재산보호원 영업비밀보호센터에서 영업비밀 유출 피해 중소기업이 영업비밀 유출 증거를 손쉽게 확보할 수 있는 스마트폰·PC 등 정보기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절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특허청 제공
한편 특허청은 권리자 보호 강화를 위해 영업비밀 침해 등에 대해 3배 배상제도 및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침해에 대해서도 배상하는 제도 개선과 함께 지난 7월 특허와 영업비밀·디자인 등 기술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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